▲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지난 2월 트위터에 올린 도지코인 관련 그림. 일론 머스크는 9개월 된 아들을 위해 도지코인을 샀다. 최근 도지코인이 급등하며 코인 광풍을 이끌었다. 사진=트위터 캡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언급으로 최근 급등세를 보인 가상화폐 ‘도지코인’이 용처(用處)를 얻게 됐다. 미국 전자제품 거래 사이트 ‘뉴에그’에서 도지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채택한 것이다. 특히 이 내용이 발표된 날이 이른바 ‘도지데이’로 불리는 오늘(4월 20일)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뉴에그는 20일 오전 12시(현지시각) 트위터에서 “비트페이를 통한 공식 결제 수단으로 도지코인을 받기로 했다. 결제할 때 비트페이를 통해 도지코인으로 결제하면 된다”고 발표했다. 고객들이 결제 단계에서 ‘비트페이’를 선택하면 갖고 있는 도지코인으로 거래 대금을 지불할 수 있다고 설명한 것이다. 뉴에그는 2014년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애완견 품종의 하나인 일본 ‘시바견’을 모델로 한 ‘밈’(meme·온라인에서 인기 많은 사진이나 영상)에서 본을 딴 도지코인은 2014년 프로그래머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유희용으로 만든 가상화폐다. ‘도지(doge)’라는 표현은 영어로 개를 뜻하는 ‘도그(dog)’를 온라인상에서 장난스럽게 부르는 데서 유래했다. 재미 삼아 개발된 코인이라 실용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올해 들어 일론 머스크가 직접 투자하고 관련 트윗을 올려 시가총액 50조 원을 돌파하는 등 각광을 받았다.

이번 뉴에그의 채택으로 도지코인의 효용성이 일정 부분 인정되긴 했지만 실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 18일 자 ‘목줄 풀린 도지코인... 정부는 거품 치솟는데 구경만’이라는 제하의 《조선일보》 기사에 따르면, 도지코인은 코인 발급량 등을 치밀하게 제한한 비트코인과 달리 구조가 엉성하다. 신문은 해당 기사에서 “발급량이 ‘무한대’여서 요즘은 전 세계적으로 1분에 1만개 정도가 생산될 지경이다. 전체 유통량이 이미 1200억개를 넘어서서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내재 가치가 없는 가상 화폐, 그중에서도 거래량 등이 전혀 통제받지 않는 도지코인 같은 알트코인(비트코인 등 대장주로 불리는 대표적 가상화폐를 제외한 나머지 코인들)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신문을 통해 밝혔다.

한편 정부는 최근 거래가 급증한 가상화폐 시장의 불법 행위를 이달부터 6월까지 ‘특별 단속’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가상화폐를 이용한 사기나 자금 세탁 등을 집중 적발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