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퇴임으로 후임 총리직에 김부겸 전 행안부 장관을 내정한 가운데,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가 '후임 총리 되는 법'이라는 정권 풍자성 글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이른바 '조국 흑서'로 불리는 책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진중권 외, 천년의상상, 2020)의 공저자이기도 한 서 교수는 《조선일보》 주말판에 칼럼을 연재하고,《TV조선》 유튜브 방송 '서민의 현자타임' 코너에도 출연하면서 재치 있는 필력과 입담으로 현 정권의 실정을 아프게 꼬집고 있다.
서 교수는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올린 '제목: 후임 총리 되는 법'이라는 제하의 글에서 "하루 한 번씩 다음을 열심히 외치면 된다"고 썼다. 그가 열거한 항목들은 이렇다. '최저임금제는 성공한 정책이다.' '우리나라는 지소미아 파기로 일본을 혼내줬다.' '문재인은 인사 천재다.' '나도 조국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 'K방역만 있으면 백신 따윈 필요없다.' '태양광은 원전보다 효율이 좋다.' '코로나가 안 잡히는 것은 검찰 개혁이 안 돼서다.' '지난 4년간 부동산 값이 오른 건 전 정권 탓이다.' '타지마할은 고우시다.'
해석하자면 '비록 사실과 배치되는 주장이라도 정권을 일방적으로 칭송하면 총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 정부의 무능과 억지를 풍자적으로 비판하는 내용으로 읽힌다. 서 교수는 글 말미에 '#이것이기모라니즘'이라는 태그를 달아 최근 세간의 화제였던 이른바 '기모란 방역관 논란'을 꼬집기도 했다. 청와대 방역기획관으로 임명된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과거 한 라디오 방송에서 '우리나라 코로나19 상황을 봤을 때 백신이 급하지 않다'는 식으로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서 교수는 현 정부 집권 초기 때부터 문 대통령 팬덤의 과열 현상을 비판하면서 정권과 각을 세워왔다. 그는 2017년 말 본인 블로그에 쓴 ‘문빠가 미쳤다’라는 제하의 글에서 “문빠들의 무기는 쉽게 동원 가능한 쪽수, 오래 전 중국의 홍위병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들은 인터넷 패권을 장악한 채 눈을 부라리고 있다”며 “문 대통령에게 언론들이 연일 용비어천가를 부르고, TV 뉴스가 땡문뉴스로 바뀌면 정말 좋은 세상이 올까. 더 큰 문제는 문빠의 존재가 문 대통령에게도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서 교수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에서도 “지금 ‘문팬’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2019년 신년 기자회견 때 경기방송 김예령 기자가 이런 질문을 한다. ‘경제가 좋다 그랬는데 그 자신감은 어디서 나왔나요?’ 이 질문했다가 작살났다”며 “그 다음에 KBS 송현정 기자가 문 대통령과 단독 대담을 했는데, 인상 좀 썼다는 이유로 엄청난 비판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을 그들이 사랑해야 하는 이유가 박근혜 대통령과는 달리 ‘권위적이지 않다, 민주적인 대통령이다’라는 건데 자신들이 더한 권위주의를 체현하면서 작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작년 8월 《월간중앙》 인터뷰에서는 “문 대통령은 유리할 때만 말씀하고 불리할 때는 침묵한다. ‘내로남불’이야말로 이 정권의 핵심 키워드다”라고 비판했다. 작년 9월 《주간동아》 인터뷰에서도 “(정부 여당은) 총선에서 180석을 얻은 시점부터 막 나갔다. ‘가짜뉴스 방지법’을 만들겠다느니, 판사 손보는 법을 만들겠다느니 하며 협박을 해댔다”며 “(집권세력이) 조국 사태 이후 민낯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좋은 척하던 사람이 돌변하니 무섭더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또 자신의 전공 분야인 의학 문제와 관련, 현 정권의 코로나19 방역의 실상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작년 12월 7일 본인의 블로그에 쓴 '[현타] K-방역의 진실'이라는 제하의 글에서 현 정권은 “외식상품권을 돌리고, 이제 일상생활을 해도 된다고 정부가 아무리 떠들었다 해도, 코로나 사태가 확산된 건 어디까지나 이기적인 국민들 탓”으로 돌릴 거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정권의 폭정을 못 참고 시위를 한 애들이 있다면, 100% 그놈들이 나쁜 거다. 이렇듯 잘한 건 지들 덕, 못한 건 국민 탓을 해버리는 게 K-방역이 성공한 첫 번째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