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4일 《주간동아》 인터뷰에서 이번 야권의 보궐선거 승리와 관련, "586이 꼰대가 된 것 역시 아직도 자신들이 민주화운동을 하고 있다고 착각해서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길 가는 20대 남성 아무나 붙들고 물어보라. (야권의 보선 승리는 여권의 지나친) 페미니즘 때문이라고 이야기할 것"이라며 "최근 《한겨레》나 《여성신문》 등 여러 곳에서 나를 비판한다. 존재하는 현상을 부인하면 남는 것은 망상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한 20대 남성들의 표심을 현 정권의 편향된 친(親)여성 정책, 즉 지나친 '페미니즘 경향'에 대한 반발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페미니즘을 옹호하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지상(紙上) 논쟁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이 전 최고위원은 "LH 사태 때문에 (보선에서) 오 시장이 이긴 것일 수 있다. 하지만 LH만으로는 출구조사에서 20대 남성의 72.5%가 오 시장을 지지한 사실을 설명하지 못한다"며 "LH 사태가 중요했다면 20대 여성도 비슷하게 분노했어야 한다. 남성 득표율만 높았던 결과는 젠더 이슈를 빼놓고 생각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5060 이상이 겪은 세상과 20대가 겪는 현실은 너무나 다르다. 이들은 윗세대가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을 짜는 것에 반감을 갖고 있다"며 "변화에 맞춰 학습하지 않으면 꼰대가 되는 게 자명하다. 민주화운동을 한 586이 꼰대가 된 것 역시 아직도 자신들이 민주화운동을 하고 있다고 착각해서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그의 말이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설훈 의원은 (오 시장을 지지한) 20대가 잘못된 교육을 받은 탓이라고 했다.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게임하느라 경쟁에서 뒤처져 그렇다고 말했다. 본인들이 심판의 대상이 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발버둥치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할당제 정책에 적극적이었다. 현 정부는 내각의 30%를 여성으로 채우겠다는 수치적 목표를 세웠다"며 "추미애, 유은혜, 김현미 같은 전현직 장관이 다 이렇게 만들어졌다. 결과는 어떤가"라고 반문했다. 그의 말이다.
"추 전 장관은 검찰개혁을 한다며 나라를 흔들었다. 유 장관은 조 전 장관 일가의 문제에 대해 미진한 답변만 했다. 교육 부문에 남긴 족적도 없다. 김 전 장관 역시 국토 문제에 전문성이 전혀 없는 인사다. 문재인 정부는 굉장히 많은 사안을 그들 나름의 젠더 관점에서 처리했다. 김현미가 잘된다고 평범한 여성의 삶이 나아지는 건 아니다."
이 전 최고위원은 2년 여 전 필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20대 남성들의 반문(反文) 민심과 관련, "청년들이 지금 절대적인 일자리 부족과 빈곤의 위기감을 갖고 있는데, 문재인 정부는 여성 임원 비율을 보고 국민연금 기금을 투자하겠다는 식의 ‘시민단체’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 책임질 필요 없이 주장만 하면 될 사람들의 주장이다"라고 지적했다. 당시 그의 말이다.
"미국에서 알려진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 소수자에 대한 적극적 지원 정책)’도 최근에는 미국에서조차 지지를 못 받고 있거든요. 과거에는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들에게) 경쟁의 기회 자체가 잘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그런 정책이 필요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었죠. 지금은 성별이든 뭐든 소수자에게 열려 있는 사회거든요. 우리나라 공무원 신규 임용 기준을 보면 57%가 여성이고, 43%가 남성이더라고요. 국가직 전체로 보면 공무원의 50.2%가 이미 여성이에요. 정부가 추구하는 ‘기계적 평등’은 이미 달성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거든요. 지금 청년들은 ‘여성이라서 손해 보는 것도 없고, 남성이라서 우대받는 것도 없는’ 상황에서의 경쟁이라고 생각하는데 (정부가) 자꾸 그런 식으로 가니까 문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