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북한 제8차 당 대회에서 권력 서열 3위에 오른 조용원이 최근 최고 지도자 김정은과 나란히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정은은 김일성의 생일인 지난 15일 태양궁전 참배에 나서면서 부인 리설주, 여동생 김여정, 현송월 당 부부장, 박정천 군 총참모장과 조용원 당 조직 비서를 대동했다. 조용원으로서는 '김정은 패밀리'와 나란히 참배함으로써 명실상부한 북한 정권의 실세로 인정받은 셈이다. 반면 북한 내 2인자로 불렸던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김덕훈, 리병철 등 당 정치국 상무위원들과 별도로 참배했다. 태양궁전 참배 순서는 북한의 권력 서열을 보여주는 척도로 알려져 있다.
3개 요직 獨食
조용원은 지난 1월 당 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비서국 비서(당 조직 비서), 당 중앙군사위원 등 3개 요직을 독식했다. 출신 성분이나 배경이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조용원은 평소 겸손하고 신중한 성격으로 김정은의 현지 시찰을 가장 많이 보좌해 김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고 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지난 1월 11일 자 《경향신문》 기사에서 "조용원은 김정은 시대 줄곧 측근 자리를 지켜온 심복이자 실세이며, 그에게 조직 업무를 맡긴 것은 그만큼 신뢰가 막강하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연구소장은 지난 1월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조용원의 당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은 과거의 관례로 보면 파격적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며 "김정은 최측근의 중요한 역할이 부여되고 부각되는 인사라고 봐야겠다"고 평가했다.
'밀착 보좌'로 김정은 信任 두터워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지난 1월 11일 TBS '명랑시사 이승원입니다' 인터뷰에서 조용원에 대해 "(당) 간부들의 인사에 관여했던 사람이고,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에서도 김정은 바로 옆에서 수행했던 사람"이라며 "(조용원이 맡은 정치국) 상무위원은 북한을 지도하는 5명의 핵심 책임자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당 조직 비서, 당 군사위원 등 3개 권력을 동시에 맡게 됐기 때문에 상당히 빠른 승진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지난 1월 12일 '8차 당대회 및 중앙위 1기 전원회의 조직 및 인사 조치 관련 결정 분석' 자료에서 "(조용원은)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상무위원으로 2단계 승진하였으며, 김정은의 신임을 바탕으로 조직 담당 비서직을 수행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2人者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1월 13일 KBS '사사건건 플러스' 인터뷰에서 "(조용원은) 지금 국가 서열 3위라고 보셔도 될 것 같다. 이 사람이 정치국 후보위원, 김여정하고 아주 가까운 사이다"라며 "신년사 발표할 때 김여정하고 나란히 김정은 뒤에서, 이렇게 와서 비서실장 역할을 사실 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 위원은 "이 사람이 일견 젊어 보이지만 64세다. 당 조직지도부에서 평생을 근무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은이 어디를 가든 따라가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실제로 비서실장 역할을 지금까지도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김정일도 조직 비서를 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은데, 이 사람은 조직 비서라고 지금 (김정은이) 공식 직함을 줬다. (조직 비서는) 북한의 모든 주요 간부 인사를 전담하는 사람"이라며 "지금 만약에 북한에서 가장 실세가 누구냐고 본다면 김정은 제외하면 조용원이라고 봐야 한다. 최룡해는 국회의장(격)이니까 아무래도 이거는 상징적인 직책"이라고 분석했다.
책 《김정은 시대의 북한 인물 따라가보기》(전정환 외, 도서출판 선인, 2018)에 따르면, 조용원은 이전부터 조직지도부의 떠오르는 실세로 꼽혔으며 2015년엔 황병서에 이어 김정은의 현지 지도를 두 번째로 많이 보좌했다고 한다. 이 책은 "조용원의 위치가 확인된 것은 지난 2016년 5월의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에서다. 당시 주석단에는 김정은을 포함 39명의 실세들이 앉아 있었는데 조용원이 김정은의 바로 뒷줄에 자리 잡고 앉아 있었다"며 "그가 앉은 두 번째 줄은 주로 장관급인 상이 앉는 자리였다. 회의 중에도 김정은이 불러 귓속말로 지시를 내리는 모습도 포착되었다"고 설명했다.
'김일성 勳章' 받기도
책에 따르면, 조용원은 김정은 시대에 새로 발탁된 신진세력의 상징으로 보인다. 그는 김정은이 집권한 원년인 2012년 김일성 100회 생일 기념으로 '김일성 훈장'을 받기도 했다. 책은 "김정은은 기존의 나이 많은 인물들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젊은 인재를 발탁하려는 의지가 강했다"고 했다. 1957년생인 조용원은 지방 당 위원회에서 일했고 중앙정계로 와서는 당 조직지도부에서 지도원으로 일하며 경력을 쌓았다. 그는 북한 내 2인자인 최룡해와 친분이 있으며, 김정은은 물론 그의 여동생인 김여정까지 보좌한다고 한다. 정성장 윌슨센터 연구위원·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1월 11일 자 《이데일리》 기사에서 "(조용원이) 공식 서열은 5위지만, 실제로는 김(여정) 부부장과 함께 김(정은) 위원장 다음 가는 영향력을 가졌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일성大 물리학부 출신 理工界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지난 1월 13일 《조선일보》 단독 기사에서 "조용원은 북한 핵물리학계의 대부로 꼽히는 김일성대 도상록 교수와 서상국 교수의 제자"라며 "김일성대 물리학부 졸업 후 당 조직지도부에서 잔뼈가 굵었다. 김정일 시절 '자연과학 전공 출신을 중용하라'는 방침에 따라 당 조직지도부에 김일성대 물리학부 출신들이 많이 들어갔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조용원은 당 사업뿐 아니라 이공계 출신이란 장점을 살려 김정은이 핵무력 개발을 위해 중시한 과학·군사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발휘해 김정은의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