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및 그래픽=조선일보DB

2030 세대의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대학 교수 등 전문가들이 언론 기고와 인터뷰 등을 통해 '가상화폐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진단을 내놓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김학주 한동대 ICT창업학부 교수는 지난 28일 《조선일보》 칼럼 '김학주의 아웃룩: 코인이 투기? 제도권 금융 불신하는 젊은 세대, 그들만의 화폐 원한다'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드는 주체는 주로 젊은 세대다. 그들은 기존 제도권 화폐를 싫어한다"며 "자산 가격에 거품이 생긴 만큼 돈의 가치가 떨어졌고, 그 과정이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그들이 애써 만든 가치를 기득권이 가진 비싼 자산과 바꾸기 싫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젊은 세대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그들만의 화폐와 금융 체계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경제가 신성장에 더 의존할수록 제도권 금융기관의 기능 역시 더 줄어들 것"이라며 "결국 돈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드는 곳으로 흐를 수 있게 된다. 여기서는 디지털 가상 화폐가 훨씬 편리하게 쓰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동안 안전과 관련한 전기차의 완성도가 미흡했음에도 규제 당국은 너그러웠다. 친환경이 간절했기 때문"이라며 "마찬가지 이유로 디지털 경제 및 가상 화폐도 규제 우려와 달리 예상보다 빠르게 보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트코인이 투기? 가치가 오를 다양한 이유가 있는 자산"

김 교수는 "많은 이가 비트코인을 투기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렇게 가치가 오를 다양한 이유가 있는 자산에 대해 그런 표현은 의아하다"며 "특히 화폐는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가치가 상승한다. 마스터카드, 비앤와이 멜론 등 비트코인을 사용하겠다는 금융기관이 늘고 있고, 테슬라도 지급 결제 수단에 비트코인을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들은 비트코인에 투자할 것이다. 스스로 취급하며 가치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제도권이 가상화폐 보급 속도 조절을 위해 규제 조치를 할 때마다 가격이 출렁거릴 수는 있지만, 그 변동 수위는 예상보다 낮을 전망"이라고 했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지난 27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인터뷰에서 최근 가상화폐(암호화폐) 투자 붐에 대해 "기본적으로 이제 암호화폐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안정화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인정하는 흐름이다 보니까, 사람들이 기존에 '사기다' '투기다' '도박이다'라는 생각에서 '이 암호화폐라는 것도 하나의 자산으로 인정하는 거구나'라는 걸 배우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센터장은 최근 가상화폐 가격의 급락 현상에 대해 "조정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사실 '김치 프리미엄'이라는 것도 있지 않나"라며 "(게다가) 은성수 금융위원장님이 암호화폐에 대한 투기적 발언을 하셨지 않나. 그러다 보니까 암호화폐 시장에 있던 자금이 다시 코스닥 쪽으로 간 것도 맞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런 상황에서 좀 조정 기간을 거친다고 보고 있다. 계속적으로 우상향으로 갈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이다.

"지금은 조정 기간 거치는 중, 계속적으로 右상향 갈 것"

"사실 저는 2030 (세대)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관심을 옛날부터 가져야 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새로운 시장이지 않습니까? 그동안 소위 말하는 기성세대, 산업화 세대에서는 부동산으로 돈을 버신 거고 그 다음에 정보화 혁명 시대에서는 IT 기업들 주식으로 돈을 버셨지 않습니까? 그리고 그게 요새 부동산 급등세로 늘어나고, 그 다음에 주식 시장도 이제 상당히 어느 정도 고점에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뭐냐면, 젊은이들이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그런 새로운 시장을 갈구했던 것 같아요. 새로운 방법을 찾는 거죠. 그런데 이제 갑자기 암호화폐 시장이 자산 시장으로 나타난 겁니다. 기존에 어떤 새로운 시장이 나온 거고, 보니까 생각보다는 사기나 도박이 아닌 나름대로 고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라는 거에 눈을 뜨는 거죠. (요즘의 유행은) 저는 당연한 흐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박 센터장은 또 "암호화폐가 실체가 있느냐고 말씀들을 많이 하시는데, 그런 사고 때문에 우리나라가 사실 IT 강국이 안 된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예를 들어서 소프트웨어가 실체가 있나요? 소프트웨어가 실체가 없었기 때문에 1990년대 정보화 혁명이 일어날 때 소프트웨어 가치를 어떻게 매겼냐를 가지고 수없이 많은 논쟁을 했습니다. 요 근래에는 인공지능 아시잖아요? 알파고. 알파고가 실체가 있나요? 알파고의 내재적 가치가 무엇일까요?

"실체가 있냐고? 소프트웨어, 알파고는 '실체' 있나?"

시대에 따라서 그 내재적 가치를 표현하는 사고의 유연성을 가져야 된다는 거예요. 암호화폐도 가만히 살펴보시면 아까 제가 말씀드린 유무형의 자산을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암호화폐의 내재적 가치는 바로 표현하고자 하는 유무형 자산의 가치하고 일맥상통하는 겁니다. 이런 오해들을 좀 푸셔야 돼요."

박 센터장은 가상화폐 시장의 전망에 대해 "정확히 예측하긴 힘들다"면서도 "저는 긍정적인 쪽이다. (긍정 부정은) 보는 시각에 따라 틀린 건데, 제가 볼 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2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가상화폐 투자 수익에 대한) 과세는 바로 당장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인프라를 갖춰나가면서 이후에 과세를 해주는 게 좋다"며 "(가상화폐 투자 열풍은) 우리나라 경제 전체, 사회 전체에서 자산(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 데 대한 2030 (세대들의) 반응이다"라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586들은 월급 받아서 그걸로 월세 전세 살다가 '갭투자'해서 집을 마련하고 전세금을 마련하고 나면 거기에 입주했다. 그리고 (그렇게 산) 그 부동산이 불확실성 없이 올랐지 않나"라며 "그러면 2030 입장에서 봤을 때는 우리는 자산 축적을 어떻게 하란 말이냐. (그래서) 한때는 주식에 몰려갔다가, 지금은 이제 자산 가격이 오르고 있는 가상화폐로 옮겨 타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의 말이다.

"과세 당장 할 필요 없어, '투자자 보호' 인프라부터 갖춰야"

"굉장히 안타까운 상황인데 그렇다고 방치해둘 수가 없다. 이게 내재적 가치가 있는 가상화폐 형태로 거래되는 것이 아니고, 그냥 이게 도박판처럼 가격이 올랐다 내렸다 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를 보호해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가 제도화는 빠른 시간 내에 시켜줄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 '잡코인'이라고 하는 알트코인이 굉장히 많다. 세계적으로 거래되지 않고 우리나라에서만 거래되는 그런 코인들이 되게 많다. 그래서 코인으로서 역할(은) 하지 못하는데, 그냥 돈을 버는 수단으로서 이런 잡코인이 많다. 우리나라가 (알트코인에 대한 투자가) 심한 현상이기 때문에, 이 시장은 정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