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BS RNA 연구단 김빛내리 단장(교신저자), 이성률·이영석 연구위원(공동 제1저자). 사진=IBS

국내 연구팀이 코로나바이러스 증식을 제어하는 단백질을 발견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RNA 연구단 김빛내리 단장(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이 코로나바이러스 RNA에 직접 결합해 증식을 제어하는 단백질을 발견했다고 4월 28일 밝혔다. 

이 연구팀은 작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의 원인인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의 고해상도 유전자 지도에 이어 고해상도 단백질체 지도를 완성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RNA바이러스의 한 종류이다. 숙주세포에 침투해 자신의 유전정보가 담긴 '유전체 RNA(genomic RNA)'를 생산·번역함으로써 여러 '비구조단백질(non-structural protein)'을 만들어낸다.

비구조단백질은 숙주세포의 선천면역을 차단하고 바이러스 유전체를 복제한다. 이후 유전체 RNA에서는 '하위유전체 RNA(subgenomic RNA)'가 생산된다. 이는 바이러스의 외피 등 여러‘구조단백질의 설계도 역할을 한다. 구조단백질과 유전체 RNA는 바이러스 입자를 만들어내며, 세포를 탈출하여 새로운 세포를 감염시킨다.

이렇듯 코로나바이러스의 증식에는 유전체 RNA 및 하위유전체 RNA에 결합하는 숙주세포의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들 단백질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연구진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단백질을 찾기 위해 특정 RNA에 결합하는 단백질만을 분리·동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활용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RNA에 결합하는 단백질 109개를 찾아냈다. 이중 37개기 유전체 RNA와 하위 유전체 RNA에 공통으로 결합함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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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 결과 요약 그래픽.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와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인 HCoV-OC43의 RNA에 결합하는 단백질체의 비교분석을 통해 이들이 상당부분 같은 숙주 단백질들을 이용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 결과 바이러스 증식을 돕는 단백질 8종(EIF3D, CSDE1 등)과 항바이러스 단백질 17종(LARP1, ZC3HAV1, TRIM25, PARP12, SHFL 등)을 발견했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 직접 결합하는 단백질 일체는 물론, 이들이 바이러스 증식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 것이다. 사진=IBS

 

다른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인 HCoV-OC43와도 비교분석을 진행했다. 코로나바이러스 과에 공통으로 작용하는 단백질과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만 결합하는 단백질을 분류하고, 각각의 기능을 분석했다.

나아가 RNA 빅데이터 기반의 교차분석을 통해 숙주세포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간 네트워크 지도를 완성했다. 바이러스 RNA 중심의 단백질 분자 간 상호작용 이해를 기반으로, 복잡하게 얽힌 숙주세포와 바이러스의 관계 일부를 밝힌 것이다. 가령 숙주세포의 LARP1, SHIFTLESS 단백질은 바이러스의 단백질 생성을 방해해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다.

이번 연구로 코로나바이러스 증식에 대한 이해를 한층 더 높이게 됐다. 아울러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와 직접 결합하는 단백질들을 타겟한 항바이러스제 개발의 가능성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결과는 4월 27일(한국시각)에 'The SARS-CoV-2 interactome'이라는 논문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Molecular Cell(IF 15.584)에 온라인 게재됐다. 서울대 단백질체연구실(김종서 교수), 국제백신연구소가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