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조선일보DB

가상화폐 중 하나인 ‘리플’의 CEO(최고경영자) 브래드 갈링하우스 대표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가상화폐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의 내용과 방향에 대해 조언했고, 가상화폐로서 리플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정보에 따르면, 2013년 4월 최초 발행된 리플은 금융 거래를 위한 인터넷 프로토콜(통신 시스템이 데이터를 교환하기 위해 사용하는 통신 규칙)인 ‘리플 프로토콜’에서 사용되는 디지털 자산이다. 주로 은행 간 이체 서비스에 사용된다. 리플 네트워크에는 미쓰비시 도쿄UFJ 은행, 스웨덴 SEB, 중동의 아부다비 국립은행, 인도 Axis 은행 등 세계 금융권 75곳이 참여한다. 리플은 가상화폐 시장에서 시가총액 3위(약 87조 원)로 일명 ‘메이저 주’에 속한다. 한때 비트코인·이더리움과 함께 ‘3대장’으로 불리며 시장을 이끌기도 했다. 근래 들어 대장주 외의 ‘알트코인’으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등락(騰落)이 심한 신생(新生)주들보다는 비교적 안정적인 주가(株價) 흐름을 보인다는 평이 많다. 물론 ‘리또속’(리플에 또 속았다)이라는 별칭이 나올 만큼 ‘익절매’(이득을 보고 파는 것)가 어려운 코인으로 알려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리플, 한국 시장서 주도적인 해외 송금 루트로 쓰여"

갈링하우스 대표는 지난 5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한국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리플은 이미 한국 시장에서 주도적인 해외 송금 루트로 쓰인다”며 “리플은 한국 내 해외 송금 기업 센트비(Sentbe), 한패스(Hanpass), 와이어바알리(WireBarley)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해당 기업들은 리플넷을 통해 더 빠른 해외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시장은 향후 5~10년을 본다면 더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정부도 건설적인 규제정책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갈링하우스 대표는 “한국 정부가 (가상화폐) 규제를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는 점에선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도한 투기에 대한 억제책들을 얘기하고 있긴 하지만, 대체로 적절한 방법으로 규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규제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장려와 소비자 보호 사이에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가상화폐 가치는 효용에 집중해야 한다. 물론 산업적으로 블록체인에 대해 공부도 많이 진행되는 것 같다”며 “다른 정부를 보자면 투기를 염려하더라도 블록체인 기술이 국민에 도움이 되도록 사용하게 하고 있다. 리플만 해도 그런 프로젝트들 속에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갈링하우스 대표는 2017년 이후 3년 여 만에 가상화폐 시장이 다시 활황(活況)을 맞은 것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그는 “2017년에는 광풍이라고 불릴 만큼 개인투자자들이 열풍을 주도했다. 이번에는 정부, 기관들이 시장에 들어왔다”며 “은행이 가상화폐 거래소 사업에 직접 진출하는 사례도 있다. 기관들의 투자가 늘어났다는 게 가상화폐 시장에서의 가장 중요한 변화”라고 진단했다.

"앞으로 기술이 효용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가상화폐 시장 위험"

그러면서 “2021년의 랠리에선 두 가지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지목했다. 그는 “하나는 기관투자자의 진입이다. 기관이 가상화폐를 디지털 자산으로 보기 시작한 게 중요했다”며 “다른 하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인플레이션이다. 이 두 가지가 2017년과 2021년의 근본적 차이”라고 했다. 그의 말이다.

“2021년의 랠리 이후에는 기술적 측면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 단순히 투자 광풍이 부는 것을 넘어 기술이 효용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위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앞으로 많은 기술이 효용을 만들어낼 것으로 본다. 

디파이(Defi)와 같은 기술이 예시다. 디파이는 탈중앙화를 뜻하는 'decentralize'와 금융을 의미하는 'finance'의 합성어로, 탈중앙화된 금융 시스템을 일컫는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 분산된 네트워크를 통해 정부나 기업 등 중앙기관의 통제를 받지 않는 금융 생태계를 말한다. 

디파이는 금융 시스템에서 중개자 역할을 하는 은행, 증권사, 카드사 등이 필요하지 않아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가 없어도 인터넷 연결만 가능하면 블록체인 기술로 예금은 물론이고 결제, 보험, 투자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향후 이런 새로운 블록체인 기술들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