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3일 새벽 4시 경 서울 중구 신당동 신상마켓 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매입한 물류를 분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신상마켓은 동대문 의류 도매사업자와 전국의 의류 쇼핑몰을 연결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DB

최근 중소 상공인을 위한 풀필먼트(fulfillment) 서비스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풀필먼트는 상품의 입고·재고 관리에서 분류·배송·반품까지 일괄 처리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5월 6일 《조선일보》는 풀필먼트 서비스에 대해 보도했다. 풀필먼트라고 하면 기존엔 주로 쿠팡 등 대형 유통업체의 물류센터를 떠올렸지만, 중소 상공인의 판로 개척을 지원하는 물류 전문 스타트업의 풀필먼트 센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심야에 동대문을 방문해 직접 옷을 떼가던 전국의 온·오프라인 옷가게 주인들은 이제 스마트폰을 이용해 '동대문제' 옷들을 구매한다. 물류 스타트업 업체와 중소 상공인들의 '공생 네트워크'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 동대문 풀필먼트 시스템

동대문 의류시장은 1인 쇼핑몰 운영 온라인 소매업자들이 풀필먼트 서비스를 활용하는 대표 지역이다. 전날 밤 10시까지 온라인 소매업자들이 스마트폰 앱으로 옷을 주문하면, 옷들은 다음 날 새벽 물류센터에 도착한다. 옷을 분류하고 불량이 없는지 살피는 작업이 진행되고, 주문된 옷은 그날 오전까지 포장돼 출고된다. 5월부터 여름까지인 성수기엔 하루 1만 장 넘게 나간다.

'딜리셔스'·'브랜디'·'에이블리' 같은 패션 플랫폼 업체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구축해 운영한다. '딜리셔스'는 서울 창신동에 8900㎡(2690여 평), '브랜디'는 동대문에 7272㎡(2200평), '에이블리'는 성수동에 3305㎡(1000평) 규모의 풀필먼트 센터를 설립했다. '동대문 풀필먼트 시스템'라고 불리는 이곳들은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들에게 손발 역할을 해주고 있다.

◇ 풀필먼트 스타트업, 중소 상공인용 맞춤형 서비스 제공

중소 상공인을 위해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은 전국 각지에 생겨나고 있다. 대기업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특화 서비스와 지방 배송망을 앞세워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두손컴퍼니'는 경기도 남양주·파주·용인 등에 6600㎡(2000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운영한다. 필요한 기간만 물류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고, 입고부터 포장·출고까지 고객 맞춤형으로 처리하는 서비스도 있다. 중소 상공인들이 꼭 필요한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도록 세분화한 것이다. 

'제주박스'는 제주도 물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년 1월 설립됐다. 처음엔 제주도에서 육지로 보내기 힘든 가구를 주로 배송했다. 이후 제주도 내 수퍼마켓 업체들 요청으로 식자재 배송을 시작, 냉장 배송 시스템을 갖추면서 제주도 내 당일·새벽배송까지 하고 있다. 

네이버 등 IT 기업도 중소 풀필먼트 스타트업에 주목하고 있다. 점점 다양해지는 온라인 이커머스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전국 각지의 풀필먼트 스타트업을 활용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네이버는 두손컴퍼니 등 풀필먼트 스타트업 6곳에 총 264억원을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