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손정민군 아버지 손현씨와 실종된 손군을 찾는 현수막. 사진=조선일보DB

최근 한강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고(故) 손정민군 아버지 손현씨와 인터뷰한 지난 8일 자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손씨는 실종 당일 새벽 2시경 아들이 SNS에 올린 동영상 속 특정 단어에 의문을 품고 있다고 한다. 아들이 친구 A씨와 찍은 마지막 영상에서 "골든 건은 니가 잘못한거야" "그건 맞지"라는 대화가 나오는데, '골든 건'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이 단어의 의미를 놓고 온라인에서는 네티즌들끼리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실종 당일 정민군과 친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당시 그들의 대화 주제는 무엇이었는지 등을 추론할 수 있는 단서라는 점에서다.

온라인상에서 돌고 있는 '골든 건'의 의미는 크게 3가지다. 첫째, 대학생들이 시험을 망쳤을 때 쓰는 '은어'라는 설이다. 아는 게 없어 답안지를 대충 쓰고 빨리 내고 고사장을 퇴실하는 행위를 '금메달 땄다'는 식으로 풍자한 단어라는 것이다. 의대생들 사이에서 시험 성적이 하위권일 때 자조(自嘲)하는 표현이라는 얘기도 있다.

둘째, 이른바 '시험 커닝'과 연관된 단어라는 설이다. 첫째 의미에서 한발 더 나아간 일종의 '확대 해석'이다. "골든 건(골드인 건) 네가 잘못했다" "그건 맞다"는 두 사람 간 대화의 맥락을 볼 때, 시험 성적 부진으로 서로 커닝 얘기를 주고받은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는 '커닝 문제로 실랑이가 벌어져 사달이 났을 것'이라는 주장으로 연결된다.

셋째, 청년층 사이에서 유행하는 5:5 대전 게임 '롤(LoL, 리그 오브 레전드)'의 티어, 즉 등급을 뜻하는 단어라는 설이다. 해당 게임은 대전 승패에 따라 플레이어의 개인 등급이 훈장처럼 결정되는데, 아이언-브론즈-실버-골드-플래티넘 등으로 이어져 있다. 영상 속 '골든 건'이라는 단어는 사실 "골드인 건"이라는 표현을 빨리 발화한 것이고, 서로 게임 얘기를 하다가 롤 티어 중 '골드'를 언급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처럼 구구한 해석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각자의 추측에 불과하기 때문에 해당 단어의 의미를 쉽게 단정지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추후 검경 수사와 정밀 부검 결과 등을 통해 명확한 증거 위주로 사건의 의혹을 풀어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경찰은 현재 또 하나의 미스터리인 친구 A씨의 신발 문제와 관련, A씨 가족이 해당 신발을 버리는 장면이 포착된 CCTV 영상을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과수의 정민군 정밀 부검 결과는 이달 중순쯤 발표될 것으로 전해진다.

부친 손씨는 지난 7일 YTN 인터뷰에서 "(신발 관련 CCTV) 확보했다는 얘기를 뉴스로 들었다"며 "(내가 들었던, 신발) 버린 사람이 그 사람이 아니었다. 진술과 영상이 불일치하니까 역시나 뭐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또 하나 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궁금해하는) 가장 근본적인 것은 3시 반 전화다. (A씨가) 3시 반 전화는 자기 전화로 하고, 4시 20분에 나올 때는 제 아들 핸드폰을 가지고 나온다"며 "그게 저는 제일 궁금한 것 중 하나"라고 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해당 인터뷰에서 "문제는 그거다. 손정민 씨가 어떻게 강의 안쪽으로 들어가게 됐는가"라며 "그러면 그 상황에서 실족될 수 있는 상황과 몸의 상황이 현장 상황과 연결될 수 있는가. 이것을 맞춰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안 맞추게 되면 이게 단순한 실종으로 처리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그것을 연결시킬 수 있는, 특히 상흔이라든가 이런 부분이 (정밀 부검을 통해) 확인돼야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의 말이다.

"그래서 그것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 그러면 이건 대단히 극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실족사도 될 수 있지만 아주 심한 경우는 타살이 될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단순히 익사도 실족사일 수도 있지만 타살도 가능하거든요. 그러니까 지금은 나온 게 아무 것도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 결과를 보고 확인하면.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있는가에 대한 것이 확인되면, 분명히 결과가 아버님 말씀처럼 진전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