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와의 인터뷰 중 눈물을 닦는 故 손정민군의 아버지 손현씨. 오른쪽 사진은 실종된 손군을 찾는 현수막. 사진=조선일보DB

한강에서 사망한 의대생 고(故) 손정민군의 아버지 손현씨가 사건과 관련한 의혹을 제기했다. 손군은 지난달 25일 새벽 반포한강공원에서 친구 A씨와 술을 마시다 실종된 후 숨진 채 발견됐다.

손씨는 지난 9일 채널A 인터뷰에서 최근 심경을 묻는 질문에 "(방송국) 스튜디오를 올 때 날씨가 너무 화창하고 제일 좋은 5월이더라. 우리 아들이 이런 좋은 날씨를 즐기지 못하고 스물 둘의 한창인 나이에 이걸 못 보는구나"라며 "우리는 스무살 때 좋은 일도 많았고 마음껏 즐겼는데, 얘가 이걸 못 즐긴다고 생각하니까 가슴이 아프더라"고 털어놨다.

손씨는 시민들의 도움과 위로에 대해서도 "장례 기간 전부터 정민이 찾는 현수막 붙일 때부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솔직히 정민이 빨리 찾을 수 있었다. 안 그랬으면 사실 아직 한강을 떠다닐지 뭐 서해에 나갔을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모든 것들이 그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그나마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을 한다"며 "사실 솔직히 저는 힘든 걸 느끼진 않는다. 근데 '나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지',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게 도와주시는 그런 분들에게 너무 감사드리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제가 느낄 때는 (정민군 사건에) 이상한 점들이 많은데, 이게 어떤 증거가 있는 게 아니다 보니 (답답하다)"라며 "경찰서 형사님들도 열심히 조사를 했는데 정말 '물에 들어간 건 맞지만 왜 들어갔는지 밝힐 수 없다' 그거는 모두가 원하지 않는 대답일 거 같다. 경찰서에서도 원하지 않을 거고, 저도 당연히 평생을 궁금증을 갖고 살아야 되니까"라고 했다. 사건이 계속 미궁으로 빠질까 걱정한 것이었다. 그의 말이다.

"의혹을 해결하는 게 첫 번째이고, 정말 누가 관여했다면 그걸 명확히 밝혀서 그 책임을 지게 하는 것. 그게 원하는 건데 그렇게 갈 수 있을지, 그게 굉장히 불안해요. 그렇게 될지 안 될지가...

사실만으로 얘기했을 때, 의혹이야 뭐 그냥 푼다고 치고. (친구가) 뭐 우리 아들을 불러내서 술을 먹었다든지, 아니면 3시 반에 전화해서 데리고 갈 수 있는데 안 데려간 점, 아니면 마지막에 핸드폰이 바뀌거나 또 찾으러 올 때도 전화 안 한 점 그런 가장 기본적인 의혹이 있는데, 만약 그거 빼놓고 (의혹이) 아무 것도 없다고 한다면 최소한 우리 아들을 찾는 노력을 했어야 했는데 찾을 때까지 노력을 하지 않은 점이 이상하고요."

손씨는 언론 인터뷰 요청에 계속 응하는 것에 대해 "정민이가 (한강에) 왜 들어갔는지 밝혀야 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거기에 도움이 되는 것들은 어떻든지 하려고 한다"며 "두 번째로는 너무나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줬기 때문에 저는 거기에 대한 (해야 할) 도리가 있다"고 답했다.

손씨는 "일단 아들이 돌아오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는 건데, 이왕 그랬을 때 아들의 어떤 희생이 가치가 있어야 한다"며 "하다 못해 CCTV가 늘어나든, 한강에서 음주를 자제하든, 뭔가 좀 좋은 방향이 나와서 똑같은 사례는 안 생겨야 된다, 그래야 그나마 정민이의 희생이 가치가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의 토로다.

"몇 번 말씀을 드렸지만 저는 그 촉감. 아들이 어릴 때는 안거나 업었을 때, 그리고 빰끼리 부비댔을 때 그 촉감이 가장 좋았고... 이제 성인이 되면 사실 남자로서는 싫어하잖아요. 아빠가 막 강제로 할 때도 있는데 아빠를 이해해서 포옹을 해도 약간 거리를 두지만 이렇게 안아줬거든요.

언제부턴가는 아빠를 이해하는 아들로 성숙이 됐을 때는 아빠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냥 받아줬거든요. 다 큰 아들이 아빠가 뺨을 부비댄다고 좋아하진 않을 텐데, 아빠를 이해하는 걸로 바뀌어 가면서 얘가 이제 나를 이해하는구나, 성인이 돼가는구나, 좀 더 나이가 먹으면 더 많은 대화가 되겠구나 했는데, 그게 가장 좀 안타까웠고요...

우리는 충분히 성장을 하면서 많은 걸 공감했기 때문에 형제 같기도 하고 참 좋았는데, 그게 이런 식으로 끝을 맺게 될 줄은 몰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