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협해전의 영웅 최영섭 예비역 대령(94)의 자서전 '바다를 품은 백두산'이 나왔다. 책의 부제는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그린 최영섭 함장의 대서사시'.
대한해협해전은 해군 최초 전투함인 백두산함(PC-701)이 6·25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6월 26일 새벽 무장병력 600여 명을 태우고 동해상에서 남하해 부산으로 침투하려던 북한 1000t급 무장수송선을 격침, 6·25전쟁의 양상을 바꾼 첫 승전이었다. 당시 최영섭 대령은 백두산함 갑판사관으로 전투에 참여했고, 전후 백두산함 함장으로 근무했다.
자서전은 총 8막으로 구성됐다. 출생(1막)부터 일본 도쿄 유학 시절(2막), 해방정국(3막), 해군사관학교 시절(4막), 6.25전쟁 참전(5막), 휴전 후 해군복무(제6막), 전역 후 경제·사회활동(제7막), 한국해양소년단 고문으로 봉사(8막)하기까지 전 생애를 담았다.
최원일 전 천안함장(예비역 대령)은 책의 추천사에서 "긴 세월 외세의 침략에 맞선 호국영령들의 희생이, 한국전쟁 당시 백두산함의 목숨을 건 치열했던 대한해협 전투와 김창학, 전병익 같은 분들의 희생, 생면부지의 땅에서 쓰러져간 연합군 장병들, 최근에는 천안함, 연평해전, 연평도 포격전 등에서 장병들의 숭고하고 값진 희생이 있었기에 현재의 평화가 가능했던 것"이라며 "우리는 언제 또 깨질지 모를 평화를 지키기 위해 평소에 그분들의 희생을 기리고 항재전장(恒在戰場)의 각오로 적과의 일전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회고록이 국군장병들에게는 강인한 정신무장을 국민에게는 평화가 공짜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우는데 크게 도움이 되는 소중한 저서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선우정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대한해협해전처럼 이 자서전이 기억(역사)의 전쟁에서도 역전의 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이 책을 관통하는 대표 키워드는 애국심"이라고 평했다.
아울러 "이 책에선 정말 '대한민국스러운' 가족의 전형을 만날 수 있다"며 "이 책을 읽고 최 대령님의 차남 최재형 감사원장의 인격이 어떤 가정 환경에서 형성됐는지, 그 오랜 의문도 풀렸다"고 했다.
다음은 최영섭 대령이 가족에 대해 기술한 대목이다.
"필자의 삼형제 모두 직업 군인으로 복무했다. 둘째는 해병대 대령, 셋째는 해군 전자 부사관으로 전역했다. 아들은 네 명이다. 첫째 재신은 해군 대위, 둘째 재형은 육군 법무 중위, 셋째는 공군 군의 대위, 넷째는 육군 소위로 군복무를 마쳤다. 형제·아들·손자들의 군 출신 성분이 육·해·공·해병대 등 모든 군종을 망라하고 있다. 필자가 통합군사령관이 된 셈이다… 참모장인 맏며느리를 정점으로 일사불란한 위계질서를 지키고 있다…설날 가족모임은 이렇게 진행한다. ①국기 게양 ②국기에 대한 경례 ③국기에 대한 맹세 ④애국가 제창(4절까지) ⑤묵념 ⑥예배 ⑦강화(講話) 순이다. 강화는 통합군사령관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