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일보DB, 국민의힘 로고 캡처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당내 경선에서 오세훈 현 시장에게 패배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차기 당 대표 후보 중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현재 당권주자로는 중진인 주호영·조경태·권영세, 소장파 김웅·이준석 후보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복당(復黨) 의사’를 밝힌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 여부도 당 대표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여론조사 기관 PNR이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미래한국연구소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나 전 의원이 ‘국민의힘 차기 대표 적합도 1위’에 올랐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가 거론되는 인물 중 차기 당 대표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18.5%가 나 전 의원을 선택했다. 

2위는 13.9%를 차지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었다. 이어 국민의힘 주호영 전 원내대표(11.9%), 김웅 의원(8.2%), 홍문표 의원(5.1%), 조경태 의원(4.4%), 조해진 의원(3.1%), 권영세 의원(2.0%), 윤영석 의원(1.7%)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자동 응답 전화 조사 무선 100%’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3.6%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다만 나 전 의원이 1위를 차지한 결과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라는 점에서 당원들의 표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국민 여론의 추이를 보고 당원들이 표심의 방향을 맞출 가능성도 있다. 

현재 국민의힘 당규에 의하면 당 대표 선출은 당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7:3 비율로 반영한다.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는 내달 둘째 주로 예정돼 있다. 

11일 전당대회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뉴스1’에 “어제 ‘전준위’ 회의에서 예비 경선을 치르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에 관한 룰은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이라며 “(최종 후보를) 4~6명으로 컷오프 하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전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0일 기자들과 만나 “아직 좀 더 고민해 보겠다. 전당대회 일정에 맞춰 너무 늦지 않게 결정하겠다”고 했다. 같은 날 그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과 나라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하는 게 가장 큰 도움이 될지 자문하고 있다. 당 안팎의 요구를 조금 더 들어볼 것”이라고 전했다. 

나 전 의원 핵심 관계자는 11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나 전 의원이)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며 “또 과연 이번 전당대회에서 뽑히는 당 지도부가 임기를 다 채울 수 있느냐도 (문제)”라고 말했다. 내년 3월 대선에서 정권교체 여부에 따라 비대위 체제 도입 등 당 지도부 개편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내년에는 대선과 함께 지선(地選)도 예정돼 있는 만큼 여느 때보다 당 지도부의 책임이 크다.

나 전 의원은 국민의힘 전신(前身)인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시절 황교안 전 대표와 함께 범여권의 ‘패스트트랙’ 저지 투쟁, ‘조국 사태’ 장외 투쟁 등을 주도하며 야당의 ‘야성(野性)’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월간조선》 2020년 11월호 인터뷰에서 당시 국민의힘에 대해 “중도층 공략도 좋지만 당의 정체성 등 지킬 건 지켜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숫자(의석수)가 적다고 너무 기죽어 있는 것 같다”며 “여당은 맨날 야당이 발목 잡는다고 하는데, 더 좋은 미래를 위해 싸우기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협치도 좋지만 여당이 짜놓은 틀에 (야당이) 따라가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문재인 정권은 명백한 신독재 반(反)민주 세력이다. 지금 집권 세력은 민주화운동을 했다고 자신하는 사람들인데 그들이 지금 가장 반민주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며 “작년(2019년)부터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국민들이 지치고 혼란한 틈을 타 더 반민주주의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