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2020 국제 종교자유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5월 13일 '미국의 소리'(VOA)가 보도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종교와 인권에 대한 탄압이 전 세계에서 최악이라고 지적한 가운데,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한 우려를 담고 있다.
미 국무부가 발표한 5월 12일(현지 시각) 발표한 '2020 국제 종교자유 보고서'는 첫 문장에서 북한 헌법은 주민들의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실제로 주민들에게 종교의 자유가 없을뿐 아니라 주민들이 탄압받고 있음을 지적하며, 헌법과 배치되는 상황을 17페이지에 걸쳐 상세히 기록했다.
미 국무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탈북민들의 증언과 여러 비정부기구(NGO) 등의 조사내용을 인용해 "(북한) 정권은 어떤 종교적 행위일지라도 이에 가담한 개인에 대해 처형과 고문, 체포, 신체적 학대 등을 자행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 정치범수용소 등에 수감돼 있는 기독교인이 5만에서 7만 명, 최대 20만 명에 이른다는 추정치도 소개했다.
또 북한인권정보센터(NKDB)의 조사 내용을 인용해 1411건의 종교 탄압이 북한 내에 있었고, 종교와 관련해 126건의 살인과 94건의 실종 사건이 있었다는 점도 밝혔다.
아울러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최종보고서(2014년 발간)가 북한 정권이 개인의 생각과 양심 그리고 종교의 자유를 철저히 부정하고 있다고 명시한 점에 주목하면서, 보고서가 발간된 이후 현재까지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한 점과 정보가 부족한 상황임을 지적하면서, 북한 내부의 세부적 상황에 대한 파악이 어려워지고 북한 내 종교단체의 숫자와 신도 수조차 추정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국경 봉쇄 상황이 강화되고, 북한이 대중들의 모임을 제한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외부세계와의 단절이 인권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우려도 소개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지난 2001년부터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CPC)으로 지정돼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1998년 제정된 '국제종교자유법'에 따라 종교 자유를 탄압하거나 위반하는 국가들을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미국 무역법은 이를 토대로 북한에 제재 조치를 가하고 있다.
미 국무부 국제종교자유국의 데니얼 네이들 담당관은 이날 전화브리핑에서 "중국은 전 세계 최악의 종교 자유 침해국이며, 또 다른 최악의 침해국은 북한"이라며 "북한과 중국 정부가 불행하게도 함께 '수치의 전당'에 있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네이들 담당관은 '북한의 핵 문제와 종교자유 침해를 포함한 인권 문제를 어떻게 동시에 다룰 것이냐'는 VOA의 질문에 대해 "북한의 광범위한 인권 유린에 대해 지속적으로 깊이 우려하고 있으며, 종교활동 등을 이유로 수용소에 있는 수십만 명의 사람들을 학대한 자들에 대한 책임 추궁을 증진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답했다.
네이들 담당관은 "핵 문제와 인권 문제에 대한 노력을 동시에 할 수 있다"며 "모든 걸 전체로서 다루지 않는다면 지역의 지속적인 평화와 안정에 대한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미 국무부는 북한에 대한 종교자유 상황과 별도로 한국의 상황을 정리한 보고서도 함께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는 지난해 6월 5일 한국의 기독교단체인 '순교자의 소리'가 북한으로 쌀과 비타민, 성경 등을 담은 용기를 바다를 이용해 북한으로 보내려 했지만 경찰에 의해 막혔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한국 정부가 전단 살포 등을 막지 않을 경우 군사적 긴장 완화와 기타 교류 등에 대한 합의를 파기하겠다는 위협한 사실도 명시했다.
이와 관련해 네이들 담당관은 "미국은 전 세계에서, 그리고 한국 등 가치 있는 파트너들과 협력해 종교와 신앙, 표현의 자유 같은 근본적인 자유를 증진하고 있다"며 "우리는 인권과 북한으로의 자유로운 정보 유입의 증진을 위해 시민사회 파트너와 탈북자 단체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전단금지법과 같은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이는 보고서에도 명시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