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한강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고(故) 손정민군의 아버지 손현씨가 지난 14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아들을 잃은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
손씨는 이날 '정민이 사물함'이라는 제하의 블로그 글에서 "오늘은 정민이 학교에 다녀왔다. 짐을 정리해야 할 것 같아서"라며 "코로나 때문에 비대면 수업이 많아서 사물함에 책은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군 사물함에 있는 의사 가운과 토시를 찍은 사진을 첨부했다.
손씨는 "가운과 토시를 보면서 부부는 다시 한 번 오열했고, 여길 사용했을 정민이를 회상하며 마음이 무척 아팠다"며 "사물함 밖 복도를 돌아다녔을 아들 모습이 그려진다"고 슬퍼했다.
손씨는 "어제 아들의 핸드폰을 자체 포렌식했다. 거기 있는 수많은 사진과 동영상을 옮겼다"며 "메시지에 있던 사진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글 말미에 손군이 생전 의학 실험을 하는 사진 2장을 첨부했다. 그의 글이다.
"아내 말로는 어느 병원의 PJT(프레젠테이션) 할 기회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저 밝은 얼굴과 아래의 저 순수한 모습이 몹시 그립습니다. 왜 다시 볼 수 없는 것인지..."
현재까지 나온 경찰 조사 결과와 언론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손군 사망 사건의 의혹을 풀 열쇠는 사건 당일 새벽 3시 38분과 42분 여 뒤인 새벽 4시 20분 사이의 행적 규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취한 손군과 친구 A씨가 함께 있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시각이 3시 38분이고, A씨가 혼자 한강변에서 누워 있는 채로 발견된 시각이 4시 20분이다. 42분간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기에 손군은 사라지고 A씨만 남게 되었는지, 그 시간대를 재구성하는 게 앞으로 경찰 조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사건 당일 새벽 2시 전후로 SNS에 게시된, 손군과 A씨가 함께 나온 동영상에 대한 면밀한 추적과 조사도 필요해 보인다. 최근까지 이 사건에서 또 하나의 쟁점이 된 것은 바로 영상 속 의문의 단어 '골든'이었다. '의대 시험 관련 내용이다, 인기 게임 등급 내용이다' 같은 추측들이 난무했지만, 경찰은 최근 해당 단어가 "힙합 가수 관련 내용"이라고 조사 결과를 밝힌 바 있다. 아버지 손씨도 대체로 경찰 발표를 수긍했지만, 워낙 독특한 단어이고 당시 대화 맥락을 정확히 알기가 어려워 아직도 풀리지 않은 의문이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때문에 경찰 발표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골든'이 의대생들의 '해부학 관련 용어'이고, 해당 사건이 이와 관련된 갈등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차후 경찰 조사에서 좀 더 면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한 이유다.
한편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내일(16일) 서울 한강 수상택시 승강장 앞에서 손군을 위한 평화집회를 개최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집회 운영진은 "고 손정민군의 억울한 사인에 대한 진실규명을 위한 모임"이라고 밝혔다. 내일 집회 관련 공지글에선 '40만 청원마저 은폐, 그 뒤에 누가 있는가?' '억울한 청년의 죽음에 침묵하는 청와대' '특검 도입하라' 등의 피켓 문구가 공개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