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이명영 교수의 저서 '김일성 회고록 어떻게 날조되었나' 표지. 사진=세이지 제공

북한연구 1세대 학자인 故이명영 전 성균관대 교수의 책 '김일성 회고록 어떻게 날조되었나'가 재출간될 예정이다. 2000년에 출판됐던 책의 원제는 '金日成(김일성) 회고록' 어떻게 읽을 것인가 : 問題(문제)와 認識(인식)'.

이 책은 이 교수가 김일성 회고록 제3권부터 6권까지를 분석한 논문을 모아놓은 책이다. 이 교수는 1998년에 제3, 4권을 분석한 논문(제1, 2편)을 발표했고, 1999년에 제5권을 분석한 논문(제 3편)을 내놓았다. 2000년에 제6권(제 4편)에 대한 작업을 마쳤고, 2001년에 제7, 8권을 분석하여 전권에 대한 작업을 마무리 짓고자 했으나 2000년 6월 숙환으로 별세한다. 제1, 2권에 대한 분석은 앞서 1992년 《신동아》 7월호에 발표했다. 

이명영 교수는 초판 머리말에서 "제 7·8권이 남았으나 그것을 마저 할 시간이 나에게 허락되지 않는다"며 "제 논문 1, 2, 3, 4를 합본해서 단행본으로 출판하여 저들의 주체사관을 여지없이 분쇄하는 것만이 우리나라의 나아갈 길"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주체사상을 막아서기 위해 힘썼던 것이다.

초판 서문을 쓴 해성사회윤리문제연구소 당시 정무웅 소장은 "숙환 중인데도 불구하고 늦은 시간 연구실 한 구석에서 낡은 자료를 뒤적이면서 200자 원고지를 또박또박 메워 나가던 노교수에게 '원고지를 사용하는 분은 아마 교수님이 마지막일 것입니다'라는 농을 주고받던 그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며 "못다한 일은 산 자들의 몫이오니 모든 것을 잊으시고 부디 영면하시기를 (바란다)"고 기록했다.

이명영 교수는 1928년 3월 31일 함경남도 북청에서 출생했다. 그는 1966년부터 1993년까지 성균관대에서 재직했고, 30여년간 김일성을 연구한 북한연구 1세대를 대표하는 학자이다. 그는 북한의 김일성이 일제 시대 활약한 독립운동가 '김일성'의 이름을 도용한 가짜이며, 일제 시대에 4인의 김일성이 있었다고 밝힌 김일성 가짜설의 결정판이라 불리는 '김일성 열전'을 저술했다. 2000년 6월 20일 7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김일성 회고록 분석.jpg
▲ 2000년에 출판된 이명영 교수의 저서 '金日成(김일성) 회고록' 어떻게 읽을 것인가 : 問題(문제)와 認識(인식)'. 사진=국립중앙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