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한강에서 사망한 고(故) 손정민군 사건 당시 유일한 동석자인 친구 A씨의 입장문이 17일 전격 공개된 가운데, 손군의 아버지 손현씨가 입장문 내용을 반박하고 나섰다.
이날 법률대리인을 통해 공개된 A씨 측 입장문에는 ‘고인과 A씨는 대학 입학 후 여행을 자주 간 친분 있는 사이’ ‘당시 A씨는 술에 취해 사건 경위를 잘 기억하지 못함’ ‘자책감 큰 A씨가 극단적 행동 할 수 있어 심리적 안정 위해 변호사 동행’ ‘A씨 가족 중에는 유력인사 없음’ 등 그간 제기된 의혹을 해명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손씨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입장문 전체가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로 일관하고 있다. 의혹은 해명된 게 없다”며 “A씨의 정신 건강이 염려되는 상황이었다면 의사를 대동하는 방법도 있었다. 변호사가 심리적 안정을 준다는 말은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입장문에 담긴) 경찰 조사 발표로 입장을 대체한다는 건 우리한테 직접 사과한다는 생각이 앞으로도 없다는 것이다. A씨 가족이 수사 결과를 낙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손씨는 같은 날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A씨 가족 중에) 정말 유력인사가 없다면 안심”이라면서도 “다만 (A씨 가족들이) 경찰의 수사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부러울 뿐이다. 수사 결과를 아주 확신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한 친구가 실종됐을 때 찾으려고 노력한 것도 없고 주검으로 발견된 뒤 아무것도 안 한 사람들이 친구 운운하는 게 가증스럽다. 이렇게 하는 게 친구인 건가”라며 “변호사가 왔을 때 심리적 안정을 찾는 것은 범죄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손씨는 또 ‘YTN’ 전화 인터뷰에서 “기존에 (입장 표명) 했던 거랑은 특별히 다른 거 없고, 경찰 조사하고 비슷한 내용을 말을 맞춘 것 같다. 근본적인 궁금증 해결에는 도움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YTN은 손씨 말을 전하며 “(손씨는) 실종 당일 새벽 3시 반쯤 A씨가 자신의 부모에게 먼저 연락한 것을 손씨 가족들에게 왜 숨겼는지 등 정작 불리한 정황에 대한 해명은 없었다고 꼬집었다”고 보도했다.
손씨는 지난 16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 ‘비 오는 일요일’에서 “많은 분들이 힘센 변호사를 동원해서 압박해야 한다고 한다. 경찰이 내사 중인 사건이고 기소가 가능하다면 검찰로 넘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민사도 아닌데 왜 그 과정에서 힘센 변호사가 필요할까. 우리나라는 그래야만 하는 나라일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제 판단이 틀릴지도 모르지만 전 2021년의 우리나라를 믿고 싶다. 누구나 공정하게 국가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믿고 싶다”고 했다.
손씨는 “만약 많은 분들이 우려하시는 대로 누군가 압력을 부당하게 행사하고 있다면 그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천 년 만 년 살 것 같냐고”라며 “그렇게 지키려는 것들도 언젠간 다 부질없다고”라고 말했다.
한편, A씨 측은 입장문에서 “경찰 수사 결과를 보고 A군과 A군의 가족들을 판단하셔도 늦지 않으실 것”이라며 “부디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도를 넘는 억측과 명예훼손은 삼가하여 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