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핵심 부품인 '라이다'(Lidar) 산업에서 미중 간 기술패권 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다는 사물에 빛을 발사해 돌아오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강도를 측정해 주변 환경을 3D(3차원)로 그려내는 부품으로, 자율주행의 필수 기술이다.
라이다 기술을 선도해왔던 건 루미나·벨로다인·웨이모 등 미국 기업들이다. 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화웨이·DJI·바이두 등 중국 기업들이 라이다 제품을 양산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올해 2억3000만위안(약 405억원) 규모인 중국 라이다 시장이 2026년이 되면 431억8000만위안(약 7조6000억원)으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중국 치엔잔산업연구원은 전망했다.
지난 13일 중국 공신부는 신규 차량 생산 신청 목록 총 276종을 공개했는데, 그중 화웨이의 라이다가 탑재된 '알파S'도 있었다. 중국 봉황망은 "올 연말쯤엔 국산 라이다를 탑재한 자율주행차가 시내 도로를 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달 17일 중국 상하이 국가전시컨벤션센터(NECC)에선 중국 고급 전기차 제조업체인 '아크폭스'의 자율주행 전기차 '알파S'가 공개됐다. 아크폭스는 "알파S는 세계 최초로 라이다 센서를 3개 탑재한 양산차"라며 "거의 모든 상황에서 운전자가 필요 없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알파S의 라이다 제작은 통신기업 화웨이가 맡았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모터스'는 올해 10~11월 출시 예정인 신차 'P5'에 중국 라이다 스타트업 리복스(Livox)가 개발한 라이다 제품을 탑재한다. 리복스는 세계 1위 소비자용 드론 업체인 중국 DJI의 사내벤처다. 샤오펑모터스는 신차에 리복스사(社) 의 라이다 센서 2개가 탑재되며, 각 라이다는 주변 환경을 1밀리초(1000분의 1초)마다 새롭게 인식해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왕이닷컴은 "라이다 스타트업 로보센스가 최근 미국 전기차 회사 루시드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중국산 라이다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라이다 기업들은 미국이 선점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라이다는 자율주행차 부품 중에서도 가장 비싼 편에 속한다. 그러나 중국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의 라이다는 현재 개당 200달러(약 22만원) 수준이며, 앞으로는 양산을 통해 가격을 100달러 선까지 내릴 계획이다. 현재 시판되는 라이다 가격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중국 왕이닷컴은 "해외에서 수급해야 했던 라이다 센서용 부품 상당수를 중국에서 구할 수 있게 됐고, 중국 정부 주도의 스마트카 지원책으로 대규모 생산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