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일보DB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가 21일 《조선일보》 ‘박성민의 정치 포커스’ 칼럼 〈빛바랜 ‘킹 메이커’ 김종인... 윤석열 앞의 세 갈래 길〉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차기 정치 행로(行路)에 대해 분석했다.

박성민 대표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차기 대선 역할에 대해 “‘갓종인’ ‘킹종인’이란 별명대로 김종인은 또 한 번 ‘킹 메이커’가 될 수 있을까. 상황은 녹록지 않다”며 “총선 참패 후 국민의힘 변화와 보궐선거 압승을 이끌었기 때문에 ‘김종인 키즈(?)’들이 전당대회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있지만 당원 투표가 70%인 룰의 벽을 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당 대표는 그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사람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 대표는 “김종인의 치명적 약점은 당보다 자신이 더 위대하다는 태도”라며 “정치인은 누구나 정치 무대의 주역은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보다 더 주목받고 싶은 감독 같은 ‘상전’이 아니라 트레이너나 캐디처럼 뒤에서 조용히 도와주는 참모를 원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오세훈의 킹 메이커는 김종인이 아니라 안철수다. 서울 시장 출마로 야권 경선 흥행에 불을 붙였고, 누가 나가도 이기는 ‘전략적 단일화’도 이루어냈다”며 “안철수가 국민의힘에 들어왔다면 윤석열의 입당도 한결 쉬워졌을 것이다. 그랬다면 김종인은 킹 메이커가 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노회한 정객이지만 안철수와의 관계에서 페이스가 흔들렸다. 그 선택으로 많은 것을 잃었다”면서도 “중도 노선, 탄핵 사과, 약자와 동행, 호남과의 화해, 젊은 정치인 발탁 등은 그(편집자註: 김종인)의 공이다. 국민의힘이 집권한다면 김종인의 몫이 있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전 총장의 대선 행로에 대해서는 “윤석열에게는 여전히 세 개의 길이 있다. ①국민의힘 조기 입당, ②제3지대로 완주, ③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라며 “굳이 가능성을 물어본다면 ①40%, ②30%, ③30% 정도다. 예측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윤석열이 안철수의 실패에서 얻어야 할 교훈은 입당 여부가 아니라 지지 기반이 축소되면 안 된다는 사실”이라며 “2016년 총선까지의 안철수는 민주당 지지층 중에 반문재인 층을 흡수하고 있었지만, 2020년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과 ‘심리적 합당’을 한 상황에서는 반문재인·반민주당·비국민의힘으로 지지 기반이 축소되었다. 현재 윤석열은 2016년 안철수의 포지션과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지 기반을 서둘러 좁힐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②(편집자註: 제3지대)에 대한 반박할 수 없는 비판은 성공 사례가 없다는 것”이라며 “이 시나리오의 성공 여부는 민주당이 쥐고 있다. 만약 민주당이 분열하지 않는다면 윤석열은 ③(편집자註: 국민의힘과 단일화)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그 결과는 킹이 되거나 아니면 안철수처럼 킹 메이커가 될 것”이라며 “그러나 민주당이 분열에 휩싸이고 정의당이 독자 출마한다면 1987년의 ‘4자 필승’이 재연될 것이다. 나는 여전히 다자(多者) 구도에 베팅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