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손현씨 블로그 캡처

지난달 25일 한강에서 사망한 고(故) 손정민군의 한 친구가 쓴 애절한 추모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글을 쓴 친구는 현재 군 복무 중으로, 사건 소식을 처음 접한 뒤 자신이 도움을 주지 못한 점을 매우 안타까워하고 있다. 군인 친구의 추모글은 지난 22일 손군의 아버지 손현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소개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손군의 군인 친구는 해당 추모글에서 “정민아, 그곳에서 편히 지내고 있니. 연락이 늦어서 미안하다”며 “답답한 시간들만 흘러가고 (실종) 6일째 되던 날에 믿고 싶지 않은 소식을 듣게 됐고, 그걸 보는 순간 멍해지고 눈물만 나더라. 내가 지금 군인이고 코로나 때문에 휴가도 못 나가서 장례식장도 가지 못하는 이 현실 너무나도 절망스러웠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 친구는 “네가 실종된 지 3일째 된 날에 SNS로 친구들을 통해서 처음 너의 상황을 알게 됐어. 그날부터 매일매일 작은 희망을 가지고 뉴스와 SNS로 너의 소식 찾아보고 또 찾아봤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SNS를 통해 사람들에게 너의 상황을 널리 알리는 것밖에 없어서 게시물로 너의 사진, 상황 등을 많이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 친구는 “너랑도 친하게 지냈던 6학년 7반 친구들한테 연락해서 너의 마지막 길에 함께해달라고 했고, 꽤 많은 친구들이 장례식 첫날에 갔다고 전해 들었어. 나랑 **는 군인이라 가지 못했지만 전역하면 셋이 함께 꼭 널 찾아갈 거라 다짐했으니 곧 만나자”라며 “2주가 넘었지만 아직 수사 결과는커녕 수사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운 상황이야. 너무나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그의 말이다.

“그래도 너의 아버지께서 침착하고 멋있게 인터뷰하시는 모습을 보니 언젠가는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더라. ‘잃을 게 없는 사람과 지키려는 사람은 상대가 되지 않는다’라는 말씀을 하셨듯이, 이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끝까지 싸워주실 거고. 너가 피해자라면 피의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너가 실종됐다는 사실을 접하고 정말 많은 주변 분들과 친구들이 도와주셨어. 그동안 너가 인생을 참 잘 살아왔다는 증거지. 의대 가기 위해서 수많은 유혹을 뿌리치고 공부에만 전념했을 텐데 고생만 하다가 꽃을 피우기도 전에 너무 일찍 떠나서 친구로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 

그곳에서는 너가 하고 싶은 것 많이 하고 행복하게 지내길 바랄게. 앞으로도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서 너의 부모님은 물론이고 나를 포함한 친구들이 끝까지 도와줄게. 전역하고 만나자 보고 싶은 정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