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STECH 화학과 박준원 교수(왼쪽)와 신은지 연구원. 사진=POSTECH

국내 연구진이 '치매'와 '파킨슨병' 원인 물질의 구조를 규명했다. 퇴행성 뇌신경 질환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뇌 신경세포 손상으로 기억력과 인지기능이 점점 상실되는, 알츠하이머병(치매)과 손과 팔에 경련이 일어나 정상적인 거동이 어려워지는 파킨슨병은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이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연구팀이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의 구조를 알아냈다.

POSTECH 화학과 박준원 교수 연구팀은 원자 힘 현미경(AFM·Atomic Force Microscope)을 이용해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의 중첩에서 발견되는 '헤테로-올리고머'(Hetero-Oligomer)의 정체를 밝혔다. AFM은 미세탐침을 이용해 시료 표면의 형상을 원자 수준에서 분석할 수 있는 기기이다.

연구팀은 원자 힘 현미경을 이용해 나노미터(nm)의 해상도로 알츠하이머병의 바이오 마커(특정 질병의 존재 여부 또는 심각성을 측정 할 수있는 지표)로 알려진 '아밀로이드-베타'(Amyloid-β) 와 파킨슨병의 바이오 마커로 알려진 '알파-시누클레인'(α-Synuclein)으로부터 유래한 '헤테로-올리고머' 응집체의 표면 특성을 단일 분자 수준에서 관찰했다. 

이 연구는 4종의 AFM 탐침을 이용해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단백질 응집체의 구조를 나노미터 단위 수준에서 관찰한 첫 연구이다. 퇴행성 뇌신경 질환의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진 '헤테로-올리고머 응집' 가설을 규명할 실험적 근거가 된다. 이번 발견은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외에도 다른 퇴행성 뇌신경 질환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다.

POSTECH 박준원 교수는 "지금까지는 나노 크기의 단백질 응집체에 대하여 분석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이 존재하지 않아 이종 응집체의 정체를 밝히는 것이 불가능했다"며 "이 연구에서 개발된 분석 방법은 다른 아밀로이드성 단백질 응집체 연구에 적용할 수 있어 알츠하이머 질환이나 광우병 같은 병의 원인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 12일 세계적인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의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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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파킨슨병의 원인 물질 구조를 규명한 POSTECH 박준원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지난 12일 세계적인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의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사진=POSTE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