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의 ‘도지코인’ 띄우기 등 가상화폐 시장 교란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머스크는 가상화폐 시장에서 대표적인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다른 잡(雜)코인들을 지칭)에 속하는 도지코인의 상징인 ‘시바견’ 사진을 트위터에 불쑥 올리는 등 노골적인 도지코인 홍보를 해왔다. 올해 들어 그가 트위터에서 ‘도지’를 언급한 횟수는 지난 18일 기준 총 21번에 달한다.
머스크가 지난 8일 미국 NBC 예능프로그램 SNL에 출연하자 도지코인은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방송에서 ‘도지코인은 사기인가’라는 질문에 머스크가 “맞다, 사기다”라고 대답한 뒤로부터 도지코인의 하락세가 이어졌다.
머스크는 지난 15일에는 도지코인이 거래의 속도나 규모 면에서 비트코인보다 10배 낫고 수수료도 100배 저렴해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트윗을 남겼다. 그로부터 5일 뒤에는 1달러짜리 지폐에 시바견이 그려진 이미지를 게시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또 ‘전력 과다 소모’를 이유로 테슬라 결제 수단에서 비트코인을 제외하고, ‘비트코인을 다 판 것 아니냐’는 트윗에 ‘정말’이라는 댓글을 달아 가상화폐 시장의 대장주 격인 비트코인의 급락을 초래하기도 했다. 지난 17일에는 머스크의 가상화폐 시장 교란 행태를 비판하는 취지의 ‘스톱일론(STOPELON)’이라는 코인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머스크의 돌발적인 언행과 입장 발표 등으로 인해 가상화폐 시장이 혼란을 겪는 가운데, 그의 ‘도지코인’ 띄우기는 예상을 초월하는 방식으로 계속되고 있다. 이번에는 예수님의 초상이 그려진 성화(聖畫)에 개를 합성한 그림을 올리는가 하면, 느닷없이 ‘가상화폐 지지’ 선언을 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행보를 이어나가는 것이다.
머스크는 지난 22일 본인 트위터에서 ‘가상화폐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한 네티즌의 질문에 “진정한 전투는 법정통화와 암호화폐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다. 모든 것을 고려할 때 나는 후자(가상화폐)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답글 트윗을 올린 지 12시간이 지난 후 머스크는 성화를 패러디한 해당 그림을 게시했다. 예수님이 개를 들고 있는 모습과, 한 여인이 예수님의 ‘은총의 빛’을 받는 모습이 함께 그려진 그림이다. 그림은 예수님은 ‘개를 가진 낯선 이’로, 해당 여인은 ‘나’로 설명한다. 예수님이 선사하는 은총의 빛에는 ‘네가 원하면 이 개를 반려동물로 기를 수 있다’는 문구가 쓰여 있다.
이를 두고 가상화폐 업계에서는 “예수님이 들고 있는 개가 비록 도지코인의 마스코트인 ‘시바견’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머스크의 트윗 성격으로 볼 때 이것 역시 개를 심볼로 삼은 도지코인을 띄우기 위한 작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노대원 가상화폐 분석가는 《주간동아》에서 “(머스크는) 도지코인과 비트코인 가격을 의도적으로 조작하고 있다. 주식시장이었다면 바로 구속감”이라며 “장난으로 만든 도지코인이 어쨌든 머스크의 입을 거치면서 가치가 부여돼 화폐로서 역할이 생겨난 것은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머스크의 이 같은 행보가 “전기차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코인 매도로 수익을 거두려는 의도로 보인다. 테슬라가 올해 1분기 비트코인 매도와 탄소배출권 판매로 실적을 유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