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 다큐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을 제작한 김덕영 감독이 재일교포 북송사건 문제를 다룬 영화 '이상한 낙원'(A Strange Paradise)을 제작한다고 25일 밝혔다.
김덕영 감독은 영화 제작 발표 소식을 전하며 "2020년에 개봉했던 '김일성의 아이들'이 동유럽을 배경으로 한 1950년대 북한 전쟁고아들에 관한 이야기라면, 이번 작품은 1960년대 일본을 배경으로 전개됐던 재일교포 북송사건의 실체를 다루는 작품이 될 것"이라며 "그래서 저에게는 '일본 속의 김일성의 아이들'이라는 마음속 부제가 달린 영화"라고 밝혔다.
'김일성의 아이들'은 동유럽 1만 명 북한 전쟁고아들의 이야기를 휴머니즘 관점에서 기록한 북한인권 다큐영화이다. 2020년에 로마국제무비어워드 다큐멘터리 부문 최우수 작품상·동유럽국제영화제 실버 어워드를 수상했고, 대한민국 국가기록원 영구보존 자료로 국가기록원 수장고에 등록됐다.
이번에 영화로 제작하는 재일교포 북송사건 문제 역시 인권 문제를 다루고 있다. 재일교포 북송사건은 1959년 12월 14일 재일교포 975명을 태운 북송선이 일본 니가타(新潟)항을 출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1984년까지 25년간 186차례에 걸쳐 9만3339명이 '지상 낙원'을 약속받고 북으로 향했다.
북한에서 이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일본에서의 민족 차별을 뛰어넘는 계급 차별과 인권침해였다. '불온 분자' '일제 간첩' 등으로 몰려 탄압받고 상당수는 강제수용소로 끌려갔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때는 더 혹독한 차별과 감시를 받으며 굶주림에 고통받았다.
김 감독은 "당시 북한과 조총련은 이 사업을 '귀국사업'이라고 불렀고 일본은 '귀환'이라고 이름 붙였다"며 "북송선에 오른 전체 인원 중에서 고향이 남한이었던 사람들이 98%이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귀국이라는 표현은 모순"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도로 발달한 자본주의 사회 일본에서 폐쇄되고 억압된 공산주의 북한 체제로 주민들의 대량 이주가 일어났던 세계사적으로도 유래를 찾기 힘든 전대미문의 사건이기도 하다"며 "도대체 과연 누가, 어떤 정치적 목적으로 평범한 이들의 북송 사업을 추진했던 것일까요? 정치적 중립을 표방하는 국제적십자는 어떤 이유에서 인도주의라는 미명 아래 9만3339명의 북송 사업에 관여하게 된 것일까요?"라고 의문을 던졌다.
그는 "다행히도 2000년대 이후 국제적십자 자료들이 기밀해제되면서 역사적 실체에 조금은 가깝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며 "북송선을 타고 북에 들어갔다가 목숨을 걸고 탈출한 귀국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이 역사적 사건이 오늘날 우리에게 남긴 교훈이 무엇인지 그 진실의 목소리를 스크린에 담아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