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4월 9일 '공자학원 총부' 설립 행사. 사진=바이두 캡처

중국어·중국문화 교육기관으로 알려진 '공자학원'(孔子學院)이 중국공산당의 선전 기관이란 의혹을 받으며 미국에서 그 수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 103곳이었던 미국 내 공자학원은 30여 곳만 남게 될 예정이다.

25일 '에포크타임즈'는 미국 매체인 '워싱턴 이그재미너'의 '대학 캠퍼스에서의 중국: 공자학원의 전국적인 몰락'(China on campus: Confucius Institutes collapse nationwide)이란 제목의 4일(현지 시각) 자 기사를 인용 보도했다.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미국 내 대학 100여 곳에 설치됐던 공자학원이 현재 수십 곳이 폐쇄되며 사라져가고 있다"며 공자학원이 급감하게 된 배경으로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 중국의 교육기관 침투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 고조를 들었다.

공자학원은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중국의 소프트파워를 고양하겠다는 취지로 중국공산당이 설립한 기관이다. 2020년 4월 기준 162개 국가에 545개 공자학원, 1170개 공자학당이 설치돼 있다. 다른 중국어 교육기관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장소 대여 외에 별다른 지원을 요청하지 않아 대학들로부터 환영을 받아왔다.

그런데 최근 공자학원이 중국공산당의 체제 선전, 정보 수집, 중국 유관 학자 동태 감시 등을 수행하는 '스파이 기관'이라는 의심이 일면서 구미(歐美) 각국에서는 공자학원 퇴출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작년 8월 트럼프 행정부는 워싱턴에 있는 공자학원 미국센터(CIUS)를 '외국정부 대행기관'으로 지정했다. 순수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외국정부가 미국의 정책과 여론에 영향을 주고자 운영하는 외교기관이라는 의미다.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미 국무부 자료를 인용해 현재 공자학원과 연계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미국 대학은 27곳으로 축소됐고, 미국 아이비리그 중 유일하게 공자학원을 받아들인 컬럼비아대는 10년간 운영하던 공자학원을 최근 폐쇄했다고 전했다.

미국 학자협회(NAS)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대학 내 공자학원은 2017년 103곳이었으나 현재 77곳이 문을 닫았거나 닫을 예정으로 앞으로 30여 곳만 남게 된다. 웨스트버지니아 대학은 오는 6월 공자학원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빙햄턴 대학은 7월, 클리블랜드 주립대학은 9월, 미시간 주립대학은 올해 말까지 공자학원을 폐쇄할 예정이다. 뉴욕 주립대학 검안대학원도 공자학원의 운영 중단을 검토 중에 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워싱턴 이그재미너와의 인터뷰에서 "공자학원을 비롯한 중국 정부의 해외 영향력과 글로벌 선전 활동을 주시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학술 자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러한 악의적인 활동 중 수많은 활동은 투명성이 떨어져 중국 정부와의 관계를 은폐하고 있다'며 "현재 27개의 대학이 공자학원과 협력해 교류 방문계획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했다. 이는 2021년 초 44개보다 줄어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에서는 지난 21일부터 시민단체 공자학원 실체 알리기 운동본부(대표 한민호) 주최로 공자학원의 폐해를 고발하는 내용의 다큐멘터리 영화 '공자라는 미명 하에'(In the Name of Confucius) 전국 상영회가 진행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