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성호 의원(국민의힘)이 28일 '북한의 인권침해 피해 배상에 관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을 발의한 가운데 법안 관련 화상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오토 웜비어의 모친, 신디 웜비어씨는 법안을 100% 지지한다고 밝혔다.
특별법은 북한 정권의 인권침해로 인해 피해를 본 탈북민들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발의됐다. 탈북민들은 북한 정권에 의해 불법적 인권침해와 강제 노역, 임금체불 등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봤지만 이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방법이 없었다. 이 법안엔 한국 내 북한 자산을 배상금 재원으로 활용하고, 북한 정권에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명시됐다.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이날 간담회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간담회에는 신디 웜비어씨, 재일교포 북송 사업의 피해자인 가와사키 에이코 '모두 모이자' 대표, 중국에서 수차례 강제 북송을 당한 바 있는 탈북민 지현아 작가가 참석했다.
신디 웜비어씨는 "저는 북한에 대한 법적 조치를 하기 위한 여러분의 행동과 관련해 100% 함께 한다"며 "북한이 한국뿐 아니라 미국, 일본, 유럽을 비롯한 제3국에 는 인권 침해 피해자들에게도 배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 당국에 의한 피해 배상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는 국가들을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신디 웜비어씨의 아들 오토 웜비어씨는 미국 대학생으로 2015년 말 북한을 방문했다가 2016년 1월 북한 체제 선전물 절도 혐의로 수감됐다. 북한 정권은 웜비어씨에게 국가 전복 음모죄를 적용해 15년 노동 교화형을 선고했다. 억류된 지 17개월 만인 2017년 6월 식물인간 상태로 귀국했고 6일 만에 사망했다. 2018년 12월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은 웜비어씨가 북한 정권으로부터 고문을 당해 혼수상태에 빠졌고 사망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이에 웜비어씨의 억류, 고문, 사망에 대한 책임을 물어 북한 정권이 웜비어씨 가족에게 5억113만 달러(약 5643억 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가와사키 에이코 대표는 재일교포들이 북송된 후 북한에서 당해온 피해 사례를 증언했다. 그는 "재일교포들이 북한으로 이주한 뒤 처한 상황은 북한 당국이 선전한 것과는 달랐다"며 "많은 이들이 아오지 탄광 등에 집단 수용돼 가혹한 노동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우선 일본이나 국제사회에 피해 상황을 알려야 하겠다"며 "이를 알리는 활동을 하면서, 그냥 알리기만 해서는 아무런 효과가 없고 북한이 법을 통한 제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재일교포 북송사건은 1959년 12월 14일 재일교포 975명을 태운 북송선이 일본 니가타(新潟)항을 출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1984년까지 25년간 186차례에 걸쳐 9만3339명이 '지상 낙원'을 약속받고 북으로 향했다. 북한에서 이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일본에서의 민족 차별을 뛰어넘는 계급 차별과 인권침해였다. '불온 분자' '일제 간첩' 등으로 몰려 탄압받고 상당수는 강제수용소로 끌려갔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때는 더 혹독한 차별과 감시를 받으며 굶주림에 고통받았다.
탈북민 지현아 작가는 "한국으로 오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번번이 잡혀 평안남도 교화소, 증산 교화소 등에서 수감생활을 했다"며 특히 중국에 거주하는 25만 탈북민들에 대한 인권침해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증언했다.
한편, 지성호 의원은 오는 30일 오후 2시 국회 본관 228호에서 청년 모임 '유닛 와이' 발족식을 개최한다. '유닛 와이'는 민주주의에 기반한 한반도 통일의 미래를 만들어간다는 취지 아래 조직됐다. 이날 행사는 국민의힘 북한인권 및 탈북자·납북자 위원회가 후원하며 지 의원과 '유닛 와이' 청년정책자문위원 50명 등이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