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일보DB, P4G 로고 캡처

30일 개막한 '2021 P4G 서울 정상회의'의 오프닝 영상에 서울이 아닌 평양의 위성사진이 사용돼 논란이 일었던 가운데,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최종 리허설에서 해당 영상을 직접 봤던 것으로 31일 《조선펍》 취재 결과 확인됐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P4G 기획단이 외주 업체에 의뢰해 제작한 영상으로, 영상에 짧게 평양이 포함됐는데 특별한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청와대가 제작에 관여한 영상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언론을 통해 밝혔다. 

이와 관련 《조선펍》은 해당 영상의 제작 및 검토 과정에 관한 세부 내용을 확인하고자 P4G 기획단에 연락을 취했다. P4G 기획단 핵심 인사는 이날 《조선펍》과의 전화 통화에서 "조달청을 통해서 대행사와 발주 계약을 체결하고 행사를 진행했다"며 "대행사에서 각각의 파트를 담당하는 업체들하고 어떻게 한 건지, 그것까지 파악이 제대로 돼 있지는 않다. 업체를 통해서 (영상) 제작을 한 걸로 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해당 인사는 '탁현민 의전비서관이 행사 최종 리허설에서 문제의 영상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다. 

"(탁현민 비서관도) 최종 단계 리허설에서 같이 봤습니다만, 동영상이란 게 빨리 빨리 지나가고 하지 않습니까. 그때 당시는 공연과 여러 가지 특수효과라든가 종합적으로 검토되는 단계였고요. 마지막 순간까지도 상황을 보고 수정을 하고 보완을 하는 과정이었고... 죄송하지만 그 부분에서 기획단 차원에서 제대로 체크를 못 한 부분도 있습니다."

'탁 비서관이 영상을 확인했으나 문제를 잡아내지 못한 걸로 이해하면 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해당 인사는 "그건 그냥 참석을 하신 걸로만 이해하면 되겠다. 상황이 워낙 전체적인 그림을 보는 과정이었으니까"라고 답했다. 그는 "청와대 차원에서는 대통령 행사이다 보니깐, 행사가 매끄럽게 진행될 수 있도록 (탁 비서관이) 마지막 단계에서 같이 보신 것"이라며 "외주 업체가 전 세계 정상들이 같이 참여한다는 이미지를 부각시킨다는 취지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동영상의 해당 부분을 구해서 영상 편집 작업을 했던 것 같은데 그 부분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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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개막한 ‘2021 P4G 서울 정상회의’ 오프닝 영상. 이번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열린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남산·광화문·한강의 전경이 차례로 등장(사진①)한 뒤 갑자기 평양 능라도 위성사진(사진②)이 화면을 채운다. 줌아웃을 시작하자 대동강(사진③), 평양과 평안남도 일대(사진④)가 보인다. 서울 상공이 아니라 평양 상공의 위성사진을 오프닝 영상에 쓴 것이다. 청와대 유튜브에 있던 이 영상은 31일 오전 비공개 처리됐다. 사진=청와대 유튜브 캡처

 

'대한민국이 주관한 국제 행사에 서울 대신 평양 지도를 사용한 것은 단순 실수라고 하기엔 너무 큰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해당 인사는 "실수 부분이 사실 조금 어떻게 보면 어처구니 없게 보여질 수도 있지만, 상황을 파악하고서 빨리 조치를 했다는 부분을 감안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해당 인사는 '2021 P4G 서울 정상회의'의 대행사가 'E' 업체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선펍》은 추가 취재를 위해 E 업체 측에 두 차례 연락했다. 업체 측은 "담당자가 자리를 비워 돌아오면 연락드리겠다"고만 답했다. 기사 마감 시간까지 회신은 받을 수 없었다. 기자는 담당자의 연락처를 재차 요청했으나 받을 수 없었고, 업체 측과 추가적인 연락도 닿지 않았다.

이번 '2021 P4G 서울 정상회의'는 청와대가 그 중요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행사인만큼, 이번 논란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탁현민 비서관도 두 차례 라디오 방송에 나와, 이번 정상회의의 의미를 강조했던 바 있다. 탁 비서관은 지난 28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굉장히 큰 행사다. 우리나라가 여태까지 주관했던 국제회의 중에 가장 많은 국가가 참여한다"며 "또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미래 기술이 다 접목돼 있는 회의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펍》은 해당 내용과 관련해 청와대 측 답변을 듣고자 청와대 대변인실 측에 연락을 시도했다. 대변인실 관계자는 "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청와대 출입 기자를 통해서 질의하라"고 답변했다. 이에 기자는 청와대 출입 기자를 통해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의 연락처를 받아 질의를 시도했으나, 기사 마감 시간까지 전화를 받지 않았고 문자를 보냈으나 답변이 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