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국제금융센터는 신(新)냉전시대 글로벌 정치 및 경제 구도 변화를 살펴보고 그 시사점을 제시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센터는 향후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는 유지될 것이나, 경제 실익이 우선되면서 다극 시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국제금융센터는 '新냉전시대의 글로벌 정치·경제 구도 변화 및 시사점'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쿼드(미·일·인도·호주) 등 중국 견제를 위한 글로벌 블록을 추진하면서 미중 대립이 진영 갈등(Bloc War)으로 전이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한다고 전망했다. 센터는 지난 4월 미 상원이 동맹국과 함께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적 경쟁법'을 통과시키면서 긴장이 고조됐다고 밝혔다.
지역별 전망으로 캐스팅보트 역할을 맡은 유럽연합(EU)이 미중 사이에서 투 트랙(Two Track) 전략을 견지하는 가운데, 경제 측면에서는 중국의 글로벌 영역이 서서히 확대되는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센터는 EU의 경우 인권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 압박을 강화하나,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한 중국으로부터 경제 이익을 취하면서 미중 사이의 균형 유지에 노력할 것으로 예측했다.
아시아의 경우 미중의 핵심 이익이 상충하며 최대 격전지로 부각됐으며, 미 연대국들은 정치적으로는 미국과의 동맹·협력 관계를 강화하되 경제적으로는 중국의 경제 블록에 편입되는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 봤다.
중동의 경우 미국의 셰일오일 및 친환경 에너지가 주된 경제적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중국은 최대 원유 수요 및 투자국 지위가 공고해지면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친미 국가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타 신흥국은 대체적으로 중국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있고, 특히 러시아는 역대 최악인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되지 않으면서 중국과의 밀월 관계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남미의 경우, 인권·환경 우려에도 불구 바이든의 정책 변화로 대미 관계 개선이 기대된다고 봤다.
중국의 역할 변화 및 한계에 대해선 중국은 글로벌 소비시장으로의 역할 전환 등으로 영향력이 증대되나, 선진국의 기술 견제 등 대내외 한계에 직면하면서 중국 주도의 신 국제질서 구축은 제약될 것이라고 했다.
향후 제조업 고도화 등으로 아시아를 중심으로 공급망 변화를 주도하는 한편, 투자와 소비 확대에 힘입어 늦어도 2025년에는 대외 구매력(수입)에 있어 미국을 추월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반중(反中) 정서가 증가하고 있고 중국의 내재 문제가 장기화되고 있으며, 반도체 등 최첨단 안보 제품은 미국의 견제로 인해 기술 종속이 해소되지 못하면서 한계에 봉착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앞으로도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가 유지되겠으나, 이념 대립보다 경제 실익이 우선시되면서 진영 응집력이 약화되는 다극 시대에 진입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시사점을 밝혔다. 인권 등으로 표면화된 국가 간 이익 쟁탈전이 심화되는 가운데, 주요국들이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과 사안별 차별화 자세를 취하면서 각자도생 움직임을 강화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