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무부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025년 세계골프선수권대회의 북한 금강산 유치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발언에 대해 미국은 대북제재를 계속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대북·안보 전문가들도 북한과의 합작투자 등은 유엔 대북제재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이인영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의 이중명 대한골프협회장을 만나 2025년 세계골프선수권대회 금강산 유치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이중명 회장이 2025년 세계골프선수권대회를 금강산에 남북 공동으로 유치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하자 이 장관은 "금강산 비경 아래 세계골프선수들이 모여 실력을 겨루는 모습을 상상해보면 설렌다'며 "정부차원에서 긴밀히 소통하면서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유엔대북제재는 지속 중이고 미국은 유엔 및 북한 주변국들과의 외교 등을 통해 이 대북제재를 계속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RFA는 전했다.
RFA에 따르면 미국 신안보센터의 제이슨 바틀렛 연구원은 같은날 "한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으로부터 면제를 받지 않고 제재대상인 북한 개인 혹은 기업체와 합작투자나 경제협력관계를 추진하면 유엔과 미국 제재를 위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틀렛 연구원은 "'유엔 안보리 결의 237'5는 북한이 합작투자로부터 나오는 외화를 불법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지원에 사용할 것을 우려해 북한과의 합작투자 혹은 경제협력관계 결성을 금지하고 있고 미국 역시 이를 강력히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북제재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톤 변호사도 이날 "달러화로 이뤄지는 북한과의 금융거래는 미 재무부의 허가가 필요한데 현재 북한이 비핵화와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의미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아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내줄 법적, 정치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고 RFA는 전했다.
이날 이중명 회장이 이인영 장관에게 건넨 사업제안서에는 '골프세계선수권 대회를 2025년 9월 말에서 10월 초 금강산 특별관광구에 위치한 금강산골프장에서 남북공동으로 개최하며, 여기에는 36국에서 선수단과 스태프를 포함해 600여명이 참석하는 구상'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