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윤(尹)-김(金) 연합'으로 제3지대 세력화를 모색하고자 정치적 접점을 찾아 왔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사이가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김 전 위원장과 전화 통화 이후 직접 만나거나 하지는 않은 채 사실상 관계를 끊으며 차기 대권주자로서 '독자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 역시 윤 전 총장을 겨냥하는 듯한 비판적인 공개 발언으로 저격수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정가(政家)에서는 별의 순간에서 각자도생으로 두 사람의 정치 행로가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서울 동작구의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충혼탑 지하 무명용사비, 위패봉안실에 헌화하고 참배한 뒤 일반 묘역도 방문해 월남전, 대간첩작전 전사자 유족들과 만나 위로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방명록에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김 전 위원장은 4일 저녁 서울의 한 호텔 식당에서 안상수 전 인천광역시장과 만나 "검찰 조직에 오래 있었던 사람이 지금의 어려운 정국을 돌파할 수 있는가"라며 "동서고금을 봐도 검사가 바로 대통령이 된 경우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안 전 시장은 5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에 대해) 우리나라의 어려운 경제와 정치적인 갈등, 이를 그런 리더십과 그런 스펙으로 (이끌기엔) 곤란하다고 말했다"며 "어려운 경제를 돌파할 수 있고 이런 난맥을 풀 수 있는 경력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안 전 시장은 "(김 전 위원장은) 그래서 정치를 해 본 사람이 해야 하고 당내, (윤 전 총장도) 입당을 하면 당내이긴 하지만 현재 당내에서 (대선 주자를) 찾아야 한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