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우남 이승만 평전' 표지.

조선 말기와 일제 강점기, 미군정 시기를 거쳐 대한민국 제1, 2공화국까지 활동한 정치지도자 이승만의 일대기를 소개하고 그의 리더십이 한국 정치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책이 나왔다. 충남대 사회과학연구소 이택선 박사의 저서 《우남 이승만 평전, 카리스마의 탄생》.

이 책은 특히 이승만의 '카리스마 리더십'이 어떻게 탄생하고 발전하는지, 그리고 종국에 소멸하는지 소개했다. 저자는 이승만의 카리스마는 그의 성격에 기인한 부분도 크지만, 상당 부분은 시대의 산물이었다고 말한다. 그의 시대가 이승만에게 카리스마를 요구했고 이는 당대 많은 이들의 증언과 인물 유형에서도 확인이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안보도 경제도 보장되지 않은 미숙한 나라, 취약국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이승만은 외국을 상대로 한 외교 협상을 위해서나 국내 정치인들을 상대로 한 권력 투쟁을 위해서도 카리스마로 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이택선 박사는 책에서 이승만의 사투의 흔적은 고스란히 역사가 되었고, 후대는 그 흔적을 감정해 그를 '영웅', '독재자', '분단의 원흉', '외교의 천재' 등 수많은 이름으로 부르고 있지만 그를 무엇이라 부르든 변하지 않는 한 가지는 그가 한국 현대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지도자라는 사실일 것이라고 밝혔다.

저자는 이승만은 언제나 신념에 대한 확신과 함께 현실을 바꾸었고, 한국 현대사를 정초한 수많은 일이 그의 발걸음 뒤에서 만들어졌다며 근대 공화정의 시작, 국제 관계에 바탕을 둔 독립, 반공‧반소에 입각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수립, 강력한 대통령 중심제, 한미 동맹 등이 모두 그 증거라고 말했다. 심지어 그 그림자에 해당하는 문제도 모두 쌍둥이처럼 같이 잉태되었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자는 이승만을 '근대 전환기의 한계인'으로서 어두운 시대를 열었던 카리스마적·변혁적 리더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권 말기의 이승만은 '인의 장막' 속에서 카리스마를 상실해갔고, 새로운 세대의 눈에는 너무나 결함이 많은 정권, '앙시앵 레짐'(프랑스어로 舊체제)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4·19 혁명 이후의 행보는 카리스마적 지도자 이승만이 시대의 변화에 굴복해 소통의 요구를 수용하는 의미심장한 장면이었다며 그에 대한 기억의 봉인이 시작되는 역사적 순간이기도 했다고 평했다.

저자 이택선 박사는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대학원에서 해방 전후의 한국 정치사와 동아시아 국제관계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충남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교수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며, 한국동양정치사상사학회와 한국정치외교사학회 연구이사, 기획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문명 전환기 권력의 이동에 따른 한국의 국가 건설과 외교이며, 한국과 동아시아 역사의 보편성을 중시하면서도 한국의 특수성을 고려한 역사적 설명과 독자적 이론 개발에 힘쓰고 있다.

주요 저서로 《취약국가 대한민국의 탄생: 국가건설의 시대 1945-1950》(2020), 《한국 근대 공화주의자 6인의 리더십》(공저, 2019), 《한국의 민주주의와 한미관계》(공저, 2014)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