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11월 5일 오전 서울 중구 조선일보사에서 '창간 100주년 조선일보 타임캡슐 봉인식'이 열렸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타임캡슐에 기증품을 넣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DB

야권의 차기 대권 잠룡(潛龍)으로 꼽히는 원희룡 제주지사의 출마가 임박했다는 전언(傳言)이 들려오고 있다. 최근 여야(與野)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직격(直擊)하면서 존재감을 알리고 있는 원 지사가 내달 초 사직(辭職)하고 그달 중순으로 예정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경선(競選)에 참여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조선일보》는 8일 관계기사에서 “야권에선 제주도청 정기인사가 한 달 가까이 앞당겨지고, 원 지사의 7월 일정이 비어있는 점 등을 들어 그의 출마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제주 지역 인터넷 신문 ‘제주의 소리’는 7일 〈유독 ‘한 달 이른’ 정기인사... 원희룡 지사 7월 사퇴설 무게〉 기사에서 “7월 초 정기인사는 지난 7년간의 도정(道政) 운영 중 첫 사례”라며 “때 이른 정기인사는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원희룡 지사의 정치 일정에 맞춘 것 아니냐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내년 3월 9일 실시되는 제20대 대통령선거 240일 전인 7월 12일을 즈음해 대선 경선 예비후보 등록이 실시된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원 지사 측 관계자는 9일 《조선펍》과의 통화에서 “(사직 및 출마 시점과 관련해) 지사께서 아직 고민 중이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원 지사가 대권 도전을 위해 이재명·윤석열 비판 발언으로 정치적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게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원 지사는 7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윤석열 총장이 떠난 대한민국 검찰이 위기에 빠져 있다. 수사 대상인 정치 검찰들은 모두 승진하고, 택시기사를 폭행한 법무차관 사건은 표류하고 있다”며 “그런데 (윤석열) 총장님은 지금 어디에 계시는가. 사법 정의를 파괴하고 있는 김오수 검찰총장과 일부 정치 검찰에 맞서 외롭게 싸우고 있는 후배 검사들의 분노가 보이지 않는가”라고 윤 전 총장의 행보를 비판했다. 그는 “혹시 오로지 별이 되기 위해 별의 순간을 택하신 것은 아니겠지요. 현직을 떠났으니 이제 더 당당하게 이 정권에 맞서 검찰을 지켜주셔야지요”라며 “이 부조리 앞에 정치 공학의 침묵으로 일관하지 마시라”고 지적했다.

전날에는 이재명 지사를 비판하기도 했다. 원 지사는 “집권여당과 이재명 지사에게 묻는다. 그동안 이 나라의 국부 창출을 위해 얼마나 기여했나”라며 “지금 뿌리고 있는 돈이 결국 청년 세대가 미래에 갚아야 할 또 다른 좌절이라는 것을,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기본’소득이 아닌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묻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지금은 선동적 대중주의와 무지의 말장난이 아니라, 우리 안의 위대함을 발견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청년들에게 꿈을 실현할 기회를 제공할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