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광주에서 열린 ‘만민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한 배훈천(53) 커피 루덴스 대표. 사진=조선일보DB

문재인 정권의 경제 실정(失政)을 비판한 광주광역시의 한 카페 사장 배훈천씨가 소위 ‘좌표 찍기’로 불리는 특정 게시물 공유 트윗으로 여권(與圈) 강성 지지층에게 집중 공격을 받았다. 해당 트윗을 올린 사람은 바로 조국 전 장관. 그는 배씨의 이력 등을 지적한 방송 게시물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고, 이를 본 여권 강성 지지층이 배씨를 난타하기 시작한 것이다.

17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부터 배씨가 운영하는 광주광역시와 전남 담양의 커피 가게에 ‘전화 폭탄’이 날아들었다고 한다. 전화는 주로 배씨를 비난하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당신 일베지?” “너 ‘국짐’(국민의힘 멸칭) 당원이지?” “광주(光州) 사람이 어떻게 5·18을 폄하하느냐?” “국짐으로 꺼져라” “태극기 부대로 가라” 등 모욕성 전화가 빗발쳤다. 폭언·욕설을 하거나 ‘가게 못 할 줄 알아라’ 등 협박성 발언도 있었다고 한다.

배씨는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조국 전 장관이 저를 비난하는 내용의 방송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뒤 전화 폭탄이 시작됐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5일 자기 페이스북·트위터에 배씨와 관련한 방송 유튜브 링크를 게시했다.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은 이날 ‘文 실명 비판했다던 광주 카페 사장님, 언론들이 숨긴 진짜 정체는?’이라는 제목의 방송을 내보냈다. 이하 《조선일보》 보도를 옮긴다.

〈MBC 진행자는 배씨가 활동하는 ‘호남대안포럼’에 대해 “보수 야당과 밀접한 정치적 조직”이라고 했다. 방송에 출연한 친여(親與) 유튜버 ‘헬마우스’ 임모 작가는 “배씨는 단순 자영업자로 토론에 나선 게 아니다”라며 “정치적 인물이 정치적 행사를 연 것”이라고 했다. 해당 포럼에 야당 인사가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라는 식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배씨가 과거 5·18 역사왜곡처벌특별법이 표현의 자유 침해가 있다며 반대 서명운동을 한 경력도 언급했다.〉

배씨는 지난 12일 광주에서 열린 ‘만민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은 무능, 무식, 무데뽀다. 현 정부 들어 공무원, 배달 기사, 노인 일자리 말고 늘어난 일자리 봤는가”라며 “정치권·시민단체 사람들은 우리처럼 가족 먹여 살리기 위해 일해본 적 있느냐”라고 질타한 바 있다. 

배씨는 지난 14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과 자사고 폐지가 우리 가족의 평화를 깨트렸다. 2019년 셋째가 자사고에 입학했는데 자사고 지정 취소하겠다고 해서 난리가 났다”며 “이 정부는 초야에 묻혀 살려는 사람들을 거리로 내몬다. 내가 정치꾼들과 싸워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목소리가) 생업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개돼지처럼 숨죽이고 살 순 없다”며 “광주 분들, 그렇게 막혀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배씨는 조 전 장관의 ‘좌표 찍기’로 ‘친여 세력’에게 전방위 공격을 당한 뒤 《조선일보》에 “일베 사이트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과거 유시민의 개혁당 이후 정당에 가입해본 적도 없다”며 “(MBC 방송 내용은) 나를 교묘하게 태극기 부대나 일베라고 암시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교묘하게 저를 일베로 몰아가는 프레임, 여기에 교묘하게 편승하는 조 전 장관은 지금 마녀사냥, 인격 살해를 자행하고 있는 것 아니면 무엇이냐”며 “전화 폭탄과 함께 인터넷에서 신상 캐기가 시작된 뒤 저와 아내, 직원들의 영혼이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