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도탄 고속정으로 부활한 연평해전 6용사. 앞에서부터 윤영하함, 한상국함. 조천형함. 황도현함, 서후원함, 박동혁함. 사진=해군 제공

한일(韓日) 월드컵의 막바지 열기가 뜨거웠던 2002년 6월 29일 오전 10시경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전투가 벌어졌다. 북한군이 우리나라 해군 참수리 357호 고속정을 기습한 것이다. 30여 분의 교전(交戰) 끝에 해군은 적을 물리쳤고 우리 바다를 지켜냈다. 이 과정에서 6명의 전사자와 19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날 전투는 1999년 6월에 있었던 ‘제1연평해전’에 이어 ‘제2연평해전’이라 이름 지어졌다.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여섯 용사는 우리 바다를 지키는 6척의 전투함(戰鬪艦)으로 부활했다. 6용사의 이름을 딴 '윤영하함' '한상국함' '조천형함' '황도현함' '서후원함' '박동혁함'. 2008년 12월부터 2011년 9월까지 차례로 취역(就役·새로 만든 배가 임무에 투입되는 것)했다. ‘윤영하급 유도탄 고속함’이라 불리는 이들 전투함은 450t급으로 길이 63m, 폭 9m이다. 기존 참수리급 고속정보다 화력 및 방어 능력, 기동성이 한층 강화됐다. 최대 속력은 시속 74㎞다. 76㎜·40㎜ 함포와 함대함 유도탄 등으로 무장(武裝)했다. 현재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 소속으로 서해를 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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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국함. 사진=해군 제공

《조선펍》과 《어린이조선일보》는 제2연평해전 19주년을 맞아 변함없이 우리 바다를 지키고 있는 6용사 전투함 함장들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두 번째로 한상국함 함장 유현종 소령을 인터뷰했다. 

유 함장은 "조타장이었던 한상국 상사는 전사하는 마지막 순간에도 방향타를 놓지 않았다"며 "죽는 순간까지 임무를 완수하며 보여준 군인정신을 이어받아 국민들이 편안하게 생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함장 근무 전 아랍에미리트에서 지휘참모대 교육을 받고 있었다는 유 함장은 부임 명령을 받는 순간, 중동의 뜨거움도 잊은 채 가슴 벅차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했다.

다음은 유 함장과의 일문일답.

-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상국함 함장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유현종 소령입니다. 서해 바다를 지키는 2함대사령부에서 고속정 및 유도탄 고속함, 신형 호위함 등 다양한 함정에서 근무하며 경험을 쌓았습니다."

- 해군 장교에 지원하게 된 계기와 함정(艦艇) 병과를 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바다에서 우위를 가진 국가가 세계를 선도한다'는 말을 들어왔습니다. 이 문구를 마음에 새겨 대한민국의 해군 장교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고 바다에서 직접 함정을 운용하는 함정 병과를 택해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벌써 3000여 일 정도 함정근무를 했는데, 아직까지 출근할 때 군함들을 보면 마음이 설레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 제2연평해전 6용사의 이름을 딴 특별한 의미를 가진 군함의 함장을 맡고 있는데요. 첫 임명 받으셨을 때 어떤 마음이었는지.

"함장으로 보직을 받기 전 저는 중동에 있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지휘참모대에서 교육을 받고 있었습니다. 뜨거운 사막에서 교육과 훈련에 임하면서 2함대의 한상국함 함장으로 명령을 받았는데, 그때 중동의 뜨거움도 잊은 채 기뻐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특히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故 한상국 상사의 이름으로 명명된 함으로 부임한 것에 대해 가슴이 뜨거워지고, 벅찬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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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故) 한상국 상사. 사진=KBS 방송 캡처

-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고 한상국 상사의 헌신은 영해를 수호하는 함장께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 것 같은데요.

"여러분도 잘 알고 있듯이 참수리 357호정 조타장이었던 고 한상국 상사는 전사하는 마지막 순간에도 방향타를 놓지 않았습니다. 함정에서 근무한다는 것은 한 배를 탄 전우를 위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무한한 희생과 헌신이 요구됩니다. 제2연평해전 6용사들이 죽는 순간까지 부여된 임무를 완수하면서 보여준 군인정신을 이어받아 국민들이 편안하게 생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한상국함의 함장으로 근무하면서 긴장됐던 순간이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함장으로 근무하며 어려운 순간이 종종 찾아오는데, 모든 상황에 대하여 항상 준비되어 있기에 특별히 긴장한 적은 없습니다. 여러분도 자동차나 배를 타면서 멀미한 기억이 있나요? 대부분 참아내지만, 해군도 높은 파도를 헤쳐나가며 경비작전을 수행할 때 멀미를 하기도 한답니다. 한번은 항해 중에 기상이 급격히 나빠져 풍랑 속에서 대원들이 멀미를 심하게 하는 어려움을 겪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 현재까지 한상국함의 함장으로 근무하면서 느끼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한상국함 대원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기 역할을 다 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긍정적이고 열정적으로 업무를 하는 모습을 보며 함장으로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함정은 승조원 총원이 서로를 배려하고 부족함은 채워주며 함께 할 때 비로소 강한 전투력이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마주하는 우리 한상국함의 모습이 그러하기에 항상 자신감 있게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 지금까지 해군이 우리 영해를 잘 지켜왔는데요. 언제 또 있을지 모를 북한의 도발에 맞서 함장님과 승조원들은 어떤 대비태세로 임하고 있는지. 

"우리 한상국함은 긴장감을 유지하며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비해 숙달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주하면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 한상국함 승조원들은 끊임없는 훈련으로 흐트러짐 없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북한의 추가 도발이 없어야겠지만, 만약 제1·2연평해전과 같은 전투가 다시 벌어진다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응할 생각인지.

"제2연평해전에서 우리 영해를 수호하다 산화하신 6용사들의 숭고한 뜻을 이어받아 어떠한 위협 앞에서도 우리는 굴복하지 않고 주어진 임무를 완수할 것입니다. 우리 영해를 지키고 승조원들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 서해 서북단 지역에선 북한뿐 아니라 중국 어선 등도 우리 국민에 대한 위협 요소로  존재하는데요. 현재 해당 지역에서의 우리 해군의 경계 태세는 어떠한지.

"우리나라 바다에는 해군의 잠수함, 함정, 항공기가 경비 임무를 수행하고 있고 인근 도서에서도 24시간 영해를 감시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위협요소가 있으나, 국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우리 해군은 철통같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끝으로 6월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어린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어린이 여러분, 우리의 소중한 일상은 누군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희생하고 헌신하여 지켜낸 것입니다. 여러분이 건강하게 자라고 선생님과 부모님 말씀을 잘 들으며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이 나라를 지키고 있는 군인들에겐 큰 보람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6월 호국 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하시고 헌신하신 분들을 떠올려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