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대선 특별기획 - 기적의 나라 대한민국, 7인의 대통령’(정치문화플랫폼 ‘하우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공동 주최) 제4차 강연이 29일 오후 7시 서울 여의도 정치문화플랫폼 카페 ‘하우스(How’s)’에서 열렸다. 4차 강연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역사적 공과(功過)과 정치 리더십에 대해 다뤘다.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가 ‘김대중 다시 읽기: 民主에서 共和로’라는 주제로 발표했고, 사회는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토론은 홍석빈 시대전환 LAB 원장(우석대 교수)이 맡았다.
윤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치적(治績)을 ‘세계사적 개인’ ‘외치(外治)와 국가 대전략’ ‘내치(內治): 민주에서 공화로’ ‘산업혁명과 민주혁명을 넘어 공화혁명을 예비하다’ 등 4가지 차원에서 분석했다. 그는 강연의 목적으로 “DJ를 찬양 또는 비난하는 것은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다. DJ의 업적을 객관적으로 인정한 토대 위에서 ‘DJ라면 오늘의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갔을까’라는 문제의식으로 21세기 대한민국 외교와 내치를 두루 성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교수는 “DJ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위해 한반도의 전쟁 억제 방안을 강구해왔다. 대북(對北) 햇볕정책을 추구했음에도 미국을 중시했고, 주한미군의 주둔을 강조했으며, 일본·중국과의 관계도 면밀하게 다뤄왔다”며 “특히 1965년 한일협정(韓日協定)을 비판적으로 지지해옴으로써 1998년 양국의 파트너십 공동 선언인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이뤄냈다. 미·일·중·러 4대국 모두와 최선의 관계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윤 교수는 “DJ는 ‘이상주의적 현실주의자’로서 ‘서생(書生)의 문제의식과 상인(商人)의 현실감각’을 두루 갖춘 경세가(經世家)였다”면서 “국리민복(國利民福)을 목표로 ‘모든 국민이 외교에 관심을 가지되, 절대 감정적으로 다루지 말라’고 지도했다. DJ는 지금까지도 패권 다툼을 하는 강대국에 둘러싸인 한반도의 현실에 정통했던 지도자로서 외치(外治) 구도를 냉정하게 인식했다”고 분석했다.
윤 교수는 “(같은 진보 정권이지만) DJ와 달리 문재인 정권은 동아시아 그레이트 게임(패권 전쟁)에 대한 이해가 없다. 국수주의적(國粹主義的) 민족주의의 한계를 드러낸다”며 “DJ의 외교정신을 이어 미중(美中) 패권 경쟁 100년에 대비해 한미 동맹을 굳건히 하고 한미 관계를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충고했다.
윤 교수는 “DJ는 내치적(內治的)으로 화해와 통합의 정치를 펼쳐왔다. 정치 보복의 최대 피해자였음에도 집권 후에 관용의 정치를 펼쳤다”며 “‘박정희 기념관’ 건립에 앞장서는 등 한국 정치의 당쟁화(黨爭化)를 인내와 비전으로 극복했다. 극단적 지지층을 경계하면서 민주적인 설득을 중시했고 의회주의와 지방자치를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반면에) 지금은 적폐청산의 이름으로 적대(敵對)와 배제(排除)의 정치가 횡행하고, 정치 보복이 제도화됐으며, 여당 독주와 입법 독재가 난무하고 있다. 한국 정치가 DJ 이전으로 거대한 후퇴 조짐을 보인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윤 교수는 “DJ는 생전 ‘수 없는 박해 속에서도 나는 역사와 국민을 믿고 살아왔다. 내가 살아온 길에 미흡한 점은 있으나 후회는 없다.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고 했다”며 “평생 민주주의를 실천하면서 준비된 대한민국의 도약에 성공적으로 응답한 DJ는 공화혁명의 길을 예비한 지도자다. 산업혁명과 민주혁명을 상호 보완적 관계로 승화시켜 나라의 품격을 상승시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