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고파스 캡처

고려대 동문(同門) 사이트인 ‘고파스’에 29일 글 하나가 올라왔다. “이명박 선배에게 답장이 왔다”는 제하(題下)의 글을 쓴 작성자는 자신을 2002년 고려대에 입학해 졸업한 뒤 의학전문대학원을 거쳐 현재 성형외과 의사로 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글쓴이는 해당 게시물에 현재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수감(收監)생활을 하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보낸 자신의 편지와 이 전 대통령의 답신(答信)을 함께 올렸다. 글쓴이는 자신의 편지에서 “선배님 시절에 대한 기억은 사람들이 미친 소를 수입한다며 광장에 나와 촛불을 들었던 기억 정도”라며 “나이가 들고 아이를 키우게 된 지난 몇 년간 실생활에 정치가 너무 크게 영향을 주어 조금 알아보다 보니, ‘틀딱’ 소리를 듣고 접속도 해본 적 없는 ‘일베충’ 소리를 듣게 돼 가끔 헛웃음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내세울 업적이 없는 이들이 북쪽의 그 부자들처럼 큰 동상, 큰 기념관을 만들어놓고 낯부끄러운 미화, 왜곡을 하고 있다. 선배님의 업적을 지우고 싶어 수해와 가뭄을 막기 위해 애써 만든 보(洑)를 부수고 있다”며 “동봉(同封)한 고려대 학생들의 커뮤니티 글에서 보이듯 많은 사람들이 선배님의 진실한 업적을 알게 됐다. 많은 이들이 선배님이 대통령이던 시절을 그리워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은 글쓴이에게 아래와 같은 답장을 보내왔다. 이하 전문(全文).

“○○○ 후배에게

보내준 격려의 글은 잘 받아 보았습니다.

늦게나마 답장을 꼭 하고 싶어 몇 자 적습니다.

이 모든 것은 저 자신 부족 탓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진실만은 꼭 밝혀지리라고 확신합니다.

무엇보다 이 나라가 (편집자 해석註: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너무 안타깝습니다.

일으켜 세우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무너뜨리는 것은 순식간이라는 것을 우리 눈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 내가 (편집자 해석註: 활동 또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때가 오면 그곳 ○○○에 방문하고 싶습니다.

그날이 오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2021. 6.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