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0일 국회 소통관을 찾아 기자들과 인사를 나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사진=조선일보DB

대권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마침내 ‘전언(傳言)정치’를 끝내고 방송국(放送局)을 종횡무진(縱橫無盡)하는 ‘광폭 소통 행보’를 보였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30일 ‘SBS 8시 뉴스’에 이어 ‘KBS 9시 뉴스’까지 연속 출연하는 등 언론과의 접촉면을 넓히면서 자신의 정치 비전과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각종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이는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철저하고 무제한적인 검증을 받겠다’고 한 본인의 약속을 곧바로 이행하는 첫걸음으로 해석된다.

윤 전 총장은 ‘SBS 8시 뉴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입당(入黨) 문제보다는 정권 교체가 저는 더 우선”이라며 “정권 교체를 하는 데 있어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만약 필요하다면 입당도 할 수 있다. 공정과 상식, 법치를 위반하는 (현 정권의) 행태들에 분노하는 분들도 다 만나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위 ‘윤석열 X파일’로 불리는 괴(怪)문건과 관련해서는 “무슨 내용인지도 모른다”면서도 “국가 기관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여당 대표도 무슨 파일이 차곡차곡 쌓여 간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이건 ‘괴문서’인 데다가 (나에 대한) 사찰까지 한 것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제가 (반박) 입장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괴문건에 대한 수사를) 지금 의뢰한다고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하겠나. 다 보셨지 않나, 대한민국 수사기관의 현실을”이라면서 “어찌 됐든 필요하면 법적 조치도 할 것이고, 또 국민들께서 합당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하시는 것에 대해서는 그 팩트에 대해서는 제가 설명을 드릴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전 총장은 ‘수사 중인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굉장히 장기간 수사다. 뭐가 있었으면 벌써 저를 징계했어야 했다”며 “(의혹 사실이) 있으면 그걸로 저를 내쳐야 했다. 제가 3월 4일 사표를 낼 때까지 (수사 발표하고 징계할) 기간이 많았는데, 그동안 뭐를 했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과의 갈등’ 문제에 대해서는 “갈등이 아니고 본인이 (검찰 인사 등을) 자기 마음대로 한 것이다. 제가 그분을 공격한 적도 없다”며 “제가 그분의 법무부 지휘권을 박탈을 했나, 하시는 일을 못하게 했나? (소위 추·윤 갈등은) 그분이 제가 하는 일을 부당하게 방해함으로써 벌어진 일들”이라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은 1시간 뒤인 ‘KBS 9시 뉴스’에 출연해서는 “모든 비상식적인 일들은 그 기저에는 어떤 이해관계가 다 깔려있다고 본다. (현) 정부는 권력과 유착된 이권 카르텔(집단)이고, 이념 공동체가 아니라 이익 공동체”라고 질타했다. 

이어 ‘검찰총장 사퇴 후 대권 직행이 온당한 것이냐’는 질문에 “이 정권도 사법공무원이나 준사법기관의 공무원들을 선거 앞두고 바로 옷 벗겨서 판사, 검사들 막 출마시키지 않았나”라며 “지난 총선에서도 (그랬다). 그 말 자체가 저는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은 ‘총장으로서 했던 수사들의 공정성 문제’를 거론하는 질문에 “정식으로 상당한 근거 자료와 함께 고발이 들어온 사건들이기 때문에 그 수사를 안 하는 것 자체가 직무유기인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조국 전 법무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서도 “언론에 (조 전 장관 가족의 의혹 등) 그런 것이 계속 보도가 되고, 이걸 수사를 안 할 경우에 과연 국민들이 국가의 법 제도를 어떻게 볼 것인지 (고민했다)”며 “저희도 자체적으로 회의도 하고 충분히 논의를 해서 수사에 들어간 것”이라고 확언(確言)했다.

윤 전 총장은 “(추미애 전 장관의 대선 출마와 관련해서는) 저는 평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알아서 잘 판단하실 것으로 (본다)”며 “이미 작년에 그런 무리한 일들을 거듭하다가 중간에 법무부 장관도 그만두지 않았나”라고 일침을 가했다.

부인 김건희씨가 모(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술집 접객원 출신’ 의혹에 대해 극력(極力) 반박한 것에 대해서는 “처가(妻家)와 악연(惡緣)이 있는 그런 사람들에 의해서, 어떤 진영하고 손을 잡고, 이쪽 저쪽 진영으로 한 8~9년을 계속 사이버상으로 공격도 받고 있다”며 “그것이 어떤 정치 진영에 악용이 돼서, 그걸로 또 제가 정치적인 공격도 받고 그렇게 지내왔다. 대부분은 드러났던 문제가 아닌가”라고 단언(斷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