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코바나콘텐츠 대표. 사진=조선일보 유튜브 캡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코바나콘텐츠 대표의 미술계 핵심 지인 A씨가 1일 《조선펍》 단독 인터뷰에서 김씨의 전시기획 사업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국내 미술 전시의 거장(巨匠)으로 불리는 A씨는 김씨가 과거 회사를 세우고 전시기획 사업을 구상할 때부터 자문을 구하고 배움을 청한 인사다. A씨는 인터뷰 말미에서 “김씨와 동종업계에서 활동하며 그를 가까이서 본 지인으로서의 개인적 소견일 뿐이고, 서로의 관계도 있기 때문에 말하기가 조심스럽다”며 익명 보도를 요청했다. 《조선펍》은 취재원 보호를 위해 익명으로 인터뷰 기사를 내보낸다.

김건희씨는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경영학으로 석·박사 과정을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부터 주로 미술·사진 전시를 기획하는 문화예술 콘텐츠 기업 ‘코바나콘텐츠’를 만들고 2년 뒤부터 실질적으로 운영해왔다. 코바나콘텐츠는 2009년 ‘앤디 워홀전’, 2010~2011년 ‘샤갈전’, 2012~2013년 ‘반 고흐전’, 2015년 ‘마크 로스코전’ 등 유명 외국 작가의 작품을 기획·투자해온 회사다. 

김씨는 6월 30일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술집 접객원(예명 쥴리)으로 일했다’는 루머에 대해 강력 반박했다. 그는 “(소문에는) 제가 거기서 몇 년 동안 일을 했고 거기서 에이스(최고)였다고 하더라. 그런데 저는 그런 미인파가 아니다”라며 “다 가짜로 판명날 것이다. 거짓은 오래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A씨는 인터뷰 서두에 “루머 등 개인 신상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김씨의 전시기획자로서의 면모, 코바나콘텐츠의 전시 사업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쥴리? 금시초문... 김씨는 전시에 대한 열정 많은 사람”

A씨는 “한 10년도 넘은 예전에 내가 미술관에서 어떤 전시회를 열 때, (김씨가) ‘전시하고 싶다, 배우고 싶다’고 나를 찾아와서 알게 됐다. 자문해주고 그래왔던 관계일 뿐, 사생활에 대해서는 모른다”며 “사회생활하면서 만난 업무상의 관계라 과거사는 모르겠지만, ‘쥴리’ 얘기 같은 건 난 금시초문(今始初聞)”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건 (김씨가) 전시에 대한 열정, 에너지는 엄청 많다는 것이다. 늘 하고 싶어 한다”며 “특히 르 코르뷔지에전(코바나콘텐츠가 2016년 주관한 전시) 같은 거는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좋은 전시였다. (시작할 때) 자기가 좋아서라도 그 작가 전시회는 해볼 것이라 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2017년 11월 27일 자 《주간조선》 2484호 인터뷰에서 “큰 전시 한다고 큰돈 버는 걸로 오해하는데 천만에, 돈 벌려면 이 일 안 해야 한다. 인건비, 사무실 비용만 나와도 감사하다”며 “돈도 중요하지만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문화로 정신을 깨우는 것이 ‘코바나콘텐츠’의 정신”이라고 말한 바 있다. 

A씨는 “(김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콘텐츠가 윤 총장 때문에 (반대편의) 타깃이 되고 또 이상한 얘기가 많았지만 크게 흠잡을 데는 없다”면서 “(남편인)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시절(2019년 여름), 검찰총장으로 지명되자 김씨가 주관한 전시가 협찬을 많이 받았다는 의혹이 나왔는데, 내가 알기로는 주요 협찬은 (당시 전시를 주최한) 언론사가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논란 된 전시 협찬, 원래 처음 홍보할 때는 몇 개 안 돼...나중에 늘어나는 경우도 있어”

일각에서는 2019년 6월 남편인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으로 지명되자, 당시 열리고 있던 김씨 회사 주관의 전시(야수파 걸작전)에 기업 협찬이 늘어난 배경에 의혹을 제기한다. 기업들이 ‘보험용’으로 전시에 뒤늦게 후원을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2019년 6월 13일부터 9월 15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야수파 걸작전’은 연합뉴스, 세종문화회관, 프랑스 트루아 현대미술관이 공동 주최했고, 코바나콘텐츠가 주관했다. 당시 해당 전시가 개막하기 전 티켓을 할인 가격으로 판매한 ‘얼리버드 행사 기간’ 안내문에는 4개 기업이 협찬사로 나와 있다. 그러나 전시회 포스터에는 16개 기업이 협찬사로 나와 있다. 윤 지검장이 검찰총장으로 지명된 날인 6월 17일을 전후로 전시 협찬사가 늘어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당 의혹은 시민단체 고발로 현재 검찰 수사 중이다.

A씨는 “협찬이 늘어났다고 하는데, (미술 전시에 있어서) 협찬이라는 것은 다 마지막에 (최종적으로) 정해지는 것이다. 처음 막 전시한다고 홍보할 때는 몇 개 안 된다”면서 “예를 들어 처음에 6개 있다가 10개가 되고 16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작업하다가 보면 늘어나기도 (나중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여주기식 협찬은 실제와 괴리 있어... 尹 지검장, 아내 김씨에게 ‘협찬 못 받게’ 하기도”

A씨는 “논란이 된 김씨의 해당 전시에서도 한 회사가 소액으로 ‘현물 협찬’을 했는데도 그냥 이름 넣어줬다”며 “소위 말하는 ‘망한 전시’였다”고 했다.

“(전시 업계에서는 협찬 금액이 많지도 않은데) 그냥 (포스터 등에) 이름 넣어주는 게 많다. 예전에 큰 전시할 때는 1억 이하는 아예 협찬(명단)에 넣어주지도 않는데, 지금 전시 기획사들 보면 1000만 원 정도만 해도 이름 넣어주고 그렇다. 논란이 된 김씨의 해당 전시에서도 한 회사가 소액으로 ‘현물 협찬’을 했는데도 그냥 이름 넣어줬다. 어떻게 보면 (전시가 잘나간다고) 보여주기식으로 하는 거다. 기획사라는 게 일반적으로 다 영세하지 않나. 보이는 거와 실제는 괴리가 있다.

윤 총장의 (서울지검장) 재직 시절부터 자꾸 뭐 (협찬) 의혹 제기하는데, 그런 거는 그냥 조사해보면 다 드러나는 사실이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알기로는 그거 소위 말하는 ‘망한 전시’였다. 적자가 심했다. 손해 본 전시라고 들었다. 협찬을 많이 받았으면 손해가 안 나야 되는 거 아닌가. 그리고 윤 총장이 지검장 될 시점에 (아내) 김씨에게 ‘협찬을 못 받게’ 했다고 들었다. 모 회사에도 늘 전시 협찬을 받았는데 ‘받지 말라’고 그랬다더라. 공직자고 주목받는 자리에 있으니까...오히려 본인(김씨)은 ‘남편 때문에 전시 못하겠다’는 얘기까지 하더라. 

내가 이 친구를 지금 옹호하는 게 아니다. 드러난 팩트만 가지고 얘기하는 거다. 실질적으로 김씨가 전시하면서 남편 덕 봐서 경제적으로 얻은 이익은 하나도 없다고 봐야 한다. 오히려 (사업적으로 남편이) 방해요소였지. (여권에서) 협찬 가지고 계속 물고 늘어지는데, 그냥 이슈화하려는 것일 뿐이다. 이미 팩트는 어느 정도 다 나왔을 것이다. 벌써 조사한 지 1년이 다 되가질 않나.”

“‘좌파도 아닌데 왜 특검 참여?’ 김씨에 물었더니 ‘남편은 정의감 때문’이라더라”

A씨는 “난 (김씨가) 윤 총장하고 결혼(2012년 3월)한 것도 몰랐다. 나중에 아는 사람 통해서 알았다”며 “어느 날 들어보니까 검사랑 결혼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뭐 잘 됐다 싶었다”고 술회했다. 이어 “옛날에 윤 총장이 적폐청산 수사팀장(최순실 특검 수사팀장) 할 때 제가 한 번 물어봤다. ‘윤 검사는 내가 볼 때는 좌파도 아닌데 왜 (참여)했나’라고 물어봤다”며 “그랬더니 (김씨가) ‘(남편은) 정의, 정의감에서 하는 것’이라고 하더라”고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