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대선 출마(出馬)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직(辭職) 후 대권 도전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장외(場外) 후보’에 이어, 현재 야권(野圈)에 직접 몸담고 있는 황교안·윤희숙·안상수 등 ‘국민의힘 출신’ 대선주자들이 속속 대권 도전을 선언하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에서는 하태경 의원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고,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그리고 원희룡 제주지사도 대권 도전 의사를 드러내고 있다.
박근혜 정부 법무장관·국무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을 거쳐 국민의힘의 전신(前身)인 자유한국당 대표를 지낸 황교안 전 대표는 1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정권 교체와 민생 회복을 꼭 이뤄내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황 전 대표는 “지금 우리 국민은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시대의 어려움에 처해 있다. 무늬만 진보 정권 때문에 국민들이 피와 땀으로 일궈낸 근간이 무너지고 있다”며 “집값이 천정부지로 올라도 집을 구하지 못해서 전세 난민이 되고 눈길조차 주지 않는 국민 배신의 폭정이 계속되고 있다.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중소기업은 중소기업대로, 자영업자는 자영업자대로, 서민은 서민대로, 집 가진 사람은 집 가진 사람대로, 집 없는 사람은 집 없는 사람대로, ‘아무도 수혜자가 되지 못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고 질타했다.
황 전 대표는 “대한민국 국민을 부끄럽게 만드는 무능 외교, 당연한 국격도 지켜내지 못하는 외교, 삶은 소대가리가 웃는 비아냥에도 앵무새처럼 북한에 제대로 항의하지 못하는 무책임 안보는 여기서 멈춰야 한다”며 “우리는 다시 나라를 정상화하고 나아가 초일류 정상 국가로 가는 길에 매진해야 한다. 문재인 정권에 의해 저질러진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기만 해도 우리 사회의 역동성이 되살아나고 국민들의 삶에 생기가 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 전 대표는 “정권 교체는 시대정신의 명령이고, 우리 모두의 지상과제다. 국민의힘이 정권 창출의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다른 모든 후보들과 함께 협력하겠다”며 “민생 회복을 꼭 이루어 내겠다.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집 걱정, 일자리 걱정, 자녀 교육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출마 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경험이 필요하고 또 국민의 삶을 아는 리더가 필요한 때다. 저는 입법 사법 행정의 3부를 경험한 사람”이라며, ‘대여(對與) 강경 투쟁을 반성하느냐’는 질문에 “많은 국민이 괴로움을 당하고 정부에 항의하고 있는데 제1야당이 국회에 앉아서 바라보기만 하고 있어야 하나. 이게 어떻게 강경보수인가, 국민을 지키는 게 강경보수라면 저는 강경보수의 길을 가겠다”고 답했다.
3선 의원과 인천시장을 지낸 안상수 전 시장도 같은 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이 절체절명의 위기다, 문제는 경제다. 반드시 정권을 교체해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에 앞장서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안 전 시장은 “충청권 출신의 수도권 정치인, 성공한 기업인 출신으로 두 번의 인천시장과 3선 국회의원을 지낸 26년 정치 경륜을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상생의 협치를 끌어낼 적임자가 될 수 있다”며 “문재인 정권의 정책 실패로 양극화는 심해지고, 중산층은 붕괴됐다. 인천시장 재임 시 갯벌을 매립해 송도국제도시와 인천대교를 건설한 리더십으로 5년 이내 일자리와 주택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대통령제는 수명을 다했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권력 분산형으로 개헌해야 한다”며 2024년 22대 총선에서 개헌과 관련한 국민투표를 시행하겠다고 공약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복지 정책 연구부장을 역임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도 다음날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앙상한 이념으로 국민 삶을 망치는 탈레반에게서 권력을 찾아오겠다. 제가 여러분과 함께 한 시대를 보내고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고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윤 의원은 “일자리와 희망을 만드는 길은 단연코 투자하고 싶고 혁신하기 좋은 경제를 만드는 것뿐이다. (이는) 기득권 세력과의 싸움이고 귀족노조와의 싸움이고, 과정이 고통스럽더라도 경제의 굳은살을 잘라내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겠다”며 “정치는 온 힘을 다해 시대의 급소를 포착하고 가시를 빼는 일이다. 경쟁국엔 없는데 우리만 있는 규제는 모두 없애고 한국 경제의 꽉 막힌 혈맥을 뚫는다는 마음으로 전심전력을 다해 쇄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