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일보DB, SBS 캡처

2일 장모가 의료법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악재'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권을 향한 광폭 행보는 여전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동작구 상도동 김영삼(YS) 도서관과 오후 2시 마포구 상암동 박정희 대통령 기념재단을 잇달아 방문했다. 김영삼 도서관을 방문해서는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와 30분간 대화를 나눴다. 윤 전 총장은 "김 전 대통령은 확고한 신념으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수십 년간 몸 바쳐 싸워오셨다. 그 희생과 헌신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도 민주주의 터전에서 살지 못했을 것"이라며 "김 전 대통령은 뺄셈의 정치가 아닌 덧셈의 정치로 국민통합과 상식의 정치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그분이 지키고자 애쓴 민주주의가 반민주·반법치 세력에 의해 유린되지 않게 하는 것이 후대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박정희 대통령 기념재단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좌승희 재단 이사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박 전 대통령의 경제 정책과 철학을 어떻게 계승할지에 대해 대화했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은 방명록에 '과학기술과 수출입국의 길을 제시하며, 부국강병과 고도성장의 기반을 구축하신 박정희 대통령님의 선견지명과 나라사랑의 마음을 따라 국민과 함께 번영의 미래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윤 전 총장은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저는 오늘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과 김영삼 전 대통령 기념도서관에 다녀왔다"며 "박 전 대통령께서는 한강의 기적을, 김 전 대통령께서는 자유민주주의의 기반을 일구셨다. 지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국민을 편 가르고 빼는 정치를 하지 않겠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한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미래를 열겠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날 저녁에는 국민의힘 잠룡 중 한 명인 원희룡 제주지사와 서울 광화문에서 만찬을 겸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주자급 인사와 별도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람은 이날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에는 윤 전 총장 측에서 캠프 좌장인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원 지사 측에선 김상협 제주연구원장이 동석했다. 이날 회동은 윤 전 총장이 제안했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은 원 지사의 서울대 법대 3년 선배고, 사법연수원은 1기수 선배다. 두 사람 모두 검사 출신이다. 야권 소식통은 《조선일보》에 "두 사람은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데 의기투합했고 형·동생을 하기로 하는 등 분위기가 좋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