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일보DB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역사관을 비판했다. 최근 "대한민국은 친일(親日) 세력들이 미(美) 점령군과 합작했다"는 이 지사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논란이 심화되자 이 지사 측 대변인실은 "해당 발언은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기 전 미군정기의 해방 공간에서 발생했던 일을 말한 것"이라며 "승전국인 미국은 교전국인 일제의 무장 해제와 그 지배 영역을 군사적으로 통제하였으므로 '점령'이 맞는 표현"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3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안타깝다. 이재명 지사가 끝내 '미군은 점령군'이라는 입장을 고집한다"며 "철 지난 운동권의 왜곡된 역사관을 가진 대선 후보를 우리 국민이 어떤 심정으로 보고 있겠나. 한미 동맹의 가치마저도 부인해 버릴 수 있는 위험한 발언에 가슴이 철렁하다"고 우려했다.

오 시장은 "이 지사님의 대한민국 출발에 대한 이해가 기초부터 잘못됐다. 역사를 왜곡하지 마시라"라며 "정부 수립 당시 지도부 모두 자유와 독립을 위해 여러 번 목숨을 건 분들이었다. 이승만 대통령, 신익희 국회의장, 김병로 대법원장, 이시영 부통령, 모두 나라 되찾기에 헌신하신 열사들이시다"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이 사실을 외면하는 것은 '역사 지식의 부재' 정도가 아니라 '역사 왜곡'이다. 미국은 건국 영웅들의 열정과 희생을 지지했고, 6.25 전쟁의 참화를 겪는 동안 함께 피를 흘리며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준 고마운 우방, 혈맹이다"라며 "그런데 이 지사의 말씀에서는 자유세계의 동반자에 대한 고마움도 연대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국내 정치를 위해 국제 정치마저도 불안으로 몰고 가는 저열한 정략이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최고 지도자는 그래서는 안 된다. 이재명 지사님, 정치는 국민의 삶을 더 편안하게 해드리는 것이 본질이다"라며 "권력을 얻기 위해 나라의 기초를 뒤흔드는 극언(極言)도 마다하지 않는 불안한 정치, 불안정한 지도자를 우리 국민은 원치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