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일보DB

여권의 차기 대권 잠룡(潛龍)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대권 가도(街道)에 파란불이 켜졌다. 이재명·이낙연 양강(兩强) 구도에서 친문(親文) 진영의 낙점을 받는 이른바 ‘제3후보’ 경쟁자인 ‘원조 친노(親盧)’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꺾고 단일 주자로 올라선 것. 정 전 총리는 최근 문재인 정부를 비판한 광주의 한 카페 사장을 직접 만나 위로하고, 논란이 된 이재명 경기지사의 역사관을 지적하는 등 ‘우(右)클릭’ 행보로 정가(政街)의 이목을 끌고 있다. 강성 지지자들의 횡포에 당한 반문(反文) 성향의 시민을 존중하고, 이 지사의 관련 발언을 지적하며 ‘한미 동맹의 가치’를 중시하는 식이다.

정 전 총리는 5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광재 의원과 함께 대권 후보 단일화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의원에 대한 존경과 신뢰, 많은 정책을 함께 토론한 토대를 바탕으로 꼭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여론조사 등을 참고, 후보 간 정치적 합의 방식으로 단일 후보를 정했다고 한다. 정 전 총리는 “오늘의 필승 연대는 노무현 정신과 문재인 정부의 계승, 4기 민주 정부 수립과 대한민국 미래 경제 창달을 위한 혁신 연대”라며 “안정적인 대선 승리로 정권 재창출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했다. 이어 “양측이 하나 된 힘을 만든다면 틀림없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정 전 총리는 지난 2일 문재인 정부 정책을 실명으로 비판했다가 친문 지지자들로부터 폭격을 맞은 ‘광주 자영업자’ 배훈천 커피루덴스 대표를 만나 위로하기도 했다. 그는 “저희도 유사한 상황을 겪은 적이 있고 심리적 고통이 컸는데 일반 시민이 얼마나 힘드셨을지 송구하다. 마음고생이 많으셨을 것 같다”고 공감했다. 정 전 총리는 “훌훌 털어버리시고 빨리 벗어나서 행복한 가정으로 돌아가고 사업도 잘하시길 바란다”며 팔뚝에 상처를 입은 배 대표에게 치료용 연고를 선물했다.

다음날에는 “친일(親日) 세력과 미(美) 점령군 합작”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이재명 경기지사의 역사관을 비판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에서 “당을 대표하는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갖추어야 할 기본적 안정감이 필요하다”며 “‘미군은 점령군이다’ 민주당 대통령들은 단 한 번도 이런 식(의) 불안한 발언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른 게시물에서도 “대한민국과 역대 민주당 정부는 굳건하게 한미 동맹을 발전시켜왔다. K방역과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우리 당과 정부는 더욱 확고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경제적 도약과 세계 평화, 한반도 안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등 ‘한미 동맹의 가치’를 중시하는 발언으로 이 지사를 간접 겨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