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의 유력한 대권 잠룡(潛龍)으로 꼽히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지지단체 ‘별을 품은 사람들’(이하 별품사)의 기자회견이 5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렸다. 행사 현장 주변에는 ‘공평하게 이끌어갈 사람’ ‘국민의 무거운 짐을 함께 질 사람’ 등 최 전 원장 지지 문구가 적힌 대형 입간판이 설치돼 있었다. 행사장에서는 최 전 원장의 대선 출마를 염원하는 노랫말로 개사(改詞)된 브레이브걸스의 ‘롤린’과 나훈아의 ‘테스형’이 울려 퍼졌고 단체 관계자들의 연설 등이 진행됐다.

지지자들은 구호를 외치며 ‘민심은 천심이다’ ‘최재형 대통령’ ‘최재형은 출마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깃발과 피켓을 흔들었다. 행사가 열린 자리 옆에는 자유민주시민연합 공동대표인 김재헌 작가가 쓴 최 전 원장 평전(評傳) 《이 시대가 최재형을 부른다》를 현장 판매하는 매대(賣臺)가 설치돼 있었다. 이날 행사에는 단체 회원부터 지지자와 경찰, 취재진, 일반 시민 등 약 2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지지 연설에 나선 고등학생 이모 군은 마이크를 잡고 “친구를 3년간 업어 등교하고 늦은 나이에 자녀들을 입양한 가슴이 따뜻한 분이 우리가 원하는 그분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고, 또 다른 고등학생 정모 양도 “사람을 사랑하고 섬기는 방법인 무엇인지 몸소 보여줬고, 올곧은 공직자의 자세를 보여준 분이라면 미래를 위한 비전·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별품사는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전국 17개 시도에서 최 전 원장의 대선 출마 촉구 릴레이 기자회견을 개최할 계획이다. 박춘희 변호사와 함께 별품사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조대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J형’(최재형 전 원장을 나훈아의 노래 ‘테스형’에 빗대 표현한 말) 화합과 배려와 희생과 봉사로 살지 않았는가. 후대의 미래를 위해 국민을 분열과 갈등에서 구하고 나라를 구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그동안 보여준 마음씨, 화합과 희생의 정신으로 나라를 좀 구해 달라. 우리를 좀 구해 달라”고 말했다.

조 전 수석은 “최 전 원장을 우리가 불러내 대통령으로 만들어드리자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였다”며 “최 전 원장에게 여러 가지 준비할 시간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국민들이 (기다리기가) 지루하니까 이런 행사가 (출마) 준비를 좀 빨리 할 수 있는 힘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전 수석은 “지방에서도 나름대로 (최 전 원장의 대선 출마 촉구 관련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다. 7월 중순까지 (별품사의) 전국구 조직이 갖춰질 것”이라며 “시대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대통령의 역할이나 면모 등을 정리하고 있다. 다양한 의견들이 모아지면 종합해서 최 전 원장께 전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 생각으로는 최 전 원장이 ‘정권 교체’라는 대의를 내세워 (야권의 후보) 단일화를 제안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조 전 수석은 1956년생으로 최 전 원장과 동갑(同甲)이자 서울대 법대, 사법연수원 동기(同期)이기도 하다. 예전부터 이어진 인연으로 통화도 자주 할 만큼 밀접한 친구 관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전 수석은 공식 기자회견을 끝내고 《조선펍》과 현장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 전 수석은 “최재형 감사원장이 출마하는 데 힘을 실어주기 위해 자발적인 행사를 기획하고 실행하고 있다”며 “우리가 (최 전 원장의 권한을 대표하는) 위임을 받아서 움직이는 단체는 아니지만, 교감은 하고 있다. (이번에) 행사 기획하겠다는 것도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조 전 수석은 ‘입당(入黨) 논의 등 국민의힘과의 접촉은 어떻게 이뤄질 것으로 보나’라는 질문에 “(다른 조직을 거치지 않고) 최 원장이 직접 (접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최 전 원장과 함께 출마 시점도 논의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동안에는 없었다”고 답했다. 또 “많은 (최 전 원장) 지지자분들이 전화나 만남을 통해 (우리 단체에) 힘을 실어주고 계신다”고도 했다. ‘별품사’ 기획 담당 관계자는 “최 전 원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으로 본다. 출마 선언은 7월 중순쯤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