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 잠룡(潛龍)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어제(13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부친상 조문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며 ‘조만간 보자’는 등의 얘기를 나눈 가운데, 오늘(14일)은 같은 당 ‘인재 영입 담당’을 맡고 있는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과 회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오늘 오후 5시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최 전 원장과 권 위원장이 만나 상호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다는 것. 정가(政街)에서는 ‘제3지대 구축 후 단일화’ 전략으로 가닥을 잡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달리, 정치세력과 대중적 인지도가 부족한 최 전 원장은 ‘조기 입당(入黨)’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최 전 원장 측근은 지난 12일 이준석 대표를 비공개로 만나 입당 문제를 논의했다고 한다. 《조선일보》는 “최 전 원장이 국민의힘 조기 입당을 염두에 두고 물밑 교섭에 들어간 것”이라며 “최 전 원장은 윤 전 총장보다 빨리 국민의힘에 입당해 당내 기반 마련에 나서려 하는 반면, 윤 전 총장은 중도층으로 외연을 넓힌 후 국민의힘 입당을 포함해 야권과 연대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해석했다.
최 전 원장 측근은 “지난 12일 이 대표를 만나 그가 구상하는 대선 경선 일정과 전략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최 전 원장이 입당할 경우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이 대표 의견을 들었다”고 전했다. 최 전 원장 캠프 상황실장으로서 공보(公報)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김영우 전 국민의힘 의원도 “최 전 원장이 입당을 굉장히 심사숙고하고 있다”며 “최 전 원장은 정당 정치가 아니고는 대의민주주의를 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14일 ‘KBS 라디오 -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현재까지는 (최 전 원장의) 인지도가 많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쏠림현상이 있었지만 일시적이었고 이제 ‘대세는 최재형이다’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재형 신드롬’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전날에도 “(우리는)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속도감이 없으면 안 되는 다급한 상황”이라며 “(입당 절차를) 굉장히 심도 있게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