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정권이 평양 인근 교화소에서 노동 착취와 고문을 자행한다는 증언을 담은 보고서가 나왔다.
23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의 민간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는 평양에서 25km 떨어진 승호리에 있는 제8호 교화소에 대한 정보를 담은 위성사진 분석 보고서를 22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이 단체는 교화소 내 구조를 3D 입체 모델로 만든 가상 영상도 공개했다.
HRNK는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3D 영상 작업을 통해 북한 수용소의 혹독한 현실을 알릴 것이고, 반인도범죄가 벌어지는 북한 수용소의 환경 개선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HRNK는 과거 승호리 교화소에 수감됐던 탈북민의 증언을 인용해 "수감자들이 교화소 내 수출 부품 조립 담당반에서 매일 새벽 5시부터 밤 10시까지 인형에 눈썹을 붙이는 작업을 했다"며 "특히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은 중국으로 수출된다"고 전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조셉 버뮤데즈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보고서 발표 후 열린 화상 간담회에서 "여성 수감자들이 이 작업에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 극도로 지루한 작업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작업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 할 경우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는 탈북민의 증언을 담았다. 탈북민에 따르면 하루에 1만2000개의 눈썹을 인형에 붙어야 했는데, 이를 달성하지 못하자 뜨거운 바닥에 무릎을 꿇어야 했고 화상을 입게 됐다고 한다.
HRNK는 북한 교화소 내 노동 착취 문제와 제품 공급망에 대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레그 스칼라튜 HRNK 사무총장은 "북한의 석탄과 철광석 공급망에 강제 노동이 동원되는 것이 확실하다"며 "이런 현실이 또 다시 장난감이나 인형, 그리고 다른 제품들에도 적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