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20대(代) 대변인들이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일침을 가했다. 양준우 대변인은 최근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가진 서사가 20대에게 크게 인기가 없다”고 했다. 임승호 대변인도 같은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이유를 두고 ‘중도층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나는 그분이 지난 3월에 사퇴했을 때 중도층 확장은 끝났다고 봤다”고 했다.
양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은 박근혜, 문재인 정권에서 살아 있는 권력에 맞서 수사를 했던 분이고, 그러던 와중에 이번 정권이 찍어 누르려는 시도가 너무 강해 대권주자 역할을 하게 된 거다”라며 “이 서사에 지금 2030이 크게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다. 정치 참여 선언 이후 2030의 관심을 끌 만한 행보가 있었나 보면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임 대변인은 “본인이 정책을 내서 중도층을 확장했어야 하는데, 이준석 대표가 취임하면서 문재인 정부 불공정에 반기를 들었던 20대 표심을 윤석열로부터 우리가 다 가져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의힘이 최근 제기하는 젠더이슈, 통일부·여성가족부 폐지 논쟁 등에 대해 윤 전 총장도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양준우 대변인은 “(윤석열 전 총장이) 좀 시원시원하게 자신의 생각을 얘기했으면 한다”며 홍준표 의원을 거론, 이렇게 말했다.
“홍 의원은 그런 면 때문에 '컬트적 인기'가 있는 거 같다.(웃음) 자기 생각을 시원하게 얘기하는 정치인이 인기가 있는 거지, 최대한 교집합을 넓게 가져가겠다고 모호하게 이야기하는 건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다. 꼭 누구 편을 들라는 게 아니라, 어떤 이슈에 대해 명확하게 입장을 내라는 거다.”
“20代 남성 지지, 계속되진 않을 것...‘집토끼’라고 볼 수 없어”
임승호, 양준우 대변인은 최근 보름간의 오디션을 거쳐 제1야당을 대변하는 인물이 됐다. 임승호 씨가 27세로, 양준우씨는 한 살 아래인 26세다. 서로 ‘형·동생’하는 사이라고 한다.
이들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20대 남성 지지율’에 대해 이런 견해를 내놓았다. 양준우 대변인은 민주당의 20대 남성 지지율이 낮은 데 대해 “학창시절에 배운 대로 하는 거다. 노력하면 결과로 보상받아야 한다는 최소한의 상식. 배운 대로 하는 건데 지금 정권이 그렇게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거기에 불만을 표하는 것”이라고 했다.
임승호 대변인은 국민의힘에 대한 20대 남성들의 지지가 계속될지에 대해 “그러진 않을 거다. 국민의힘의 가치·철학과 일치해서 지지하는 게 아니라, 현 정권이 자기들이 말한 것도 못 지키기 때문에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거다”라며 “분명 기존 국민의힘과 충돌하는 부분도 있다. 이를 위해 우리 당도 쇄신하려 하고 있지만, 20대 남성을 ‘집토끼’라고 볼 수는 없다”고 분명히 했다.
임 대변인은 “20대 남성들이 보수화되었다기보다 '상식 대 비상식' '공정과 불공정'의 프레임에서 우리가 그나마 상식적인 주장을 했기 때문에 옮겨온 것”이라며 “20대 지지율은 콘크리트가 될 수 없다. 각종 미디어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만약 정권교체가 된 이후 우리가 조금이라도 퇴행적인 모습을 보이면 바로 지지를 거둘 것”이라고 단언했다.
“20代 젠더이슈, 제도적 차별과 문화적 차별 나눠서 봐야”
젠더이슈에 대해 임 대변인은 “제도적 차별과 문화적 차별을 나눠서 봐야 한다. 남녀 간에 제도적 차별은 어느 정도 시정이 됐지만, 여성에 대한 사회문화적 차별은 여전히 있다”고 했다. 이어 “성범죄에 제도적 차별은 없겠지만 여성들이 일상적으로 느끼는 공포감은 남성들도 이해를 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여성들도 남성들이 겪는 병역 문제와 제도적 역차별을 이해해야 하는데, 너무 대결구도로만 가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양준우 대변인은 “2030 남성 중 70%가 남성이 차별당하고 있다고 보고, 반대로 2030 여성은 70%가 여성이 차별당하고 있다고 느낀다”라며 “서로 공감할 수 있는 교집합을 찾는 데 정치권이 나서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