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00년 전 철기 시대 때 제물로 희생된 남성은 죽기 직전에 무엇을 먹었을까?
'톨룬드맨(Tollund Man)'은 세계에서 가장 잘 보존됐다고 알려진 미라다. 1950년 덴마크 실케보르 지역 토탄층(土炭層·생물 유해가 진흙과 함께 퇴적한 늪지대 지층)에서 발견된 미라는 신(神)에게 바치는 제물로 희생돼 땅에 묻혔다. 당시 나이 30~40대로 추정되는 그는 목에 올가미가 걸린 채 발견됐다. 피부의 주름·손톱은 물론 표정까지 생생하게 보존된 상태였다. 외형만큼 소화기관의 보존 상태도 좋았다. 니나 닐센(Nina Nielsen) 덴마크 실케보르박물관 연구진은 톨룬드맨의 사망 직전 식단(食單)을 분석해 21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앤티쿼티(Antiquity)'에 공개했다.
그는 사망하기 12~24시간 전 최후의 식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의 위장에선 각종 식물과 꽃가루, 곡물 알갱이 등이 발견됐다. 이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톨룬드맨의 마지막 식사 메뉴는 곡물 죽과 생선이었다. 죽의 주 재료는 보리(85%)였다. 그 외 메밀과 아마씨 등이 포함됐다. 죽과 함께 먹은 생선은 장어처럼 지방이 많이 함유된 종류로 확인됐다.
톨룬드맨의 마지막 식사는 영양도 골고루 갖추고 있었다. ▲탄수화물 55~60% ▲지방질 25~30% ▲단백질 10~20%이 균형 있게 구성돼 있었다. 흙으로 만든 냄비에 죽을 끓이다 음식을 약간 태운 흔적도 발견됐다. 닐센 연구원은 "2400년 전 사람들의 요리를 그대로 재현할 수 있을 정도로 보존 상태가 좋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