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민의힘 조기 입당(入黨)과 제20대 대통령 예비 후보 등록으로 대권(大權) 승부수를 던진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대선 판도 읽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의 급소로 여겨지는 ‘안보’ 분야 관련 행보에 나서고, 야권 경쟁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는 비판을 가하면서도 협력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최 전 원장은 내달 초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출마 선언 임박, 8월 초 예상
최 전 원장 대선 캠프 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우 전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YTN 라디오 –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선언은) 아마 ‘다음 달에는 해야 된다’라는 내부적 얘기가 있었다. 다만 장소는 확정이 안 돼서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8월 6~7일 안에는 하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 안에 하려고 노력한다”고 답했다. 최 전 원장은 본인이 잡은 초안(草案)에 여러 조언을 반영해 출마 선언문을 완성해가고 있다고 한다. 선언문의 핵심 키워드는 ‘청년’과 ‘미래’가 될 것으로 전해진다.
‘文 정권 약점’ 안보 공세로 승부수
최 전 원장은 6·25전쟁 정전(停戰) 협정일인 지난 27일 오전 경기 연천군 UN군 화장장(火葬場)을 찾았다. 그는 묵념을 마친 뒤 “6·25전쟁은 단순히 남북 간 전쟁이 아니라 북한을 앞세운 중국·소련 등이 국제공산주의 세력의 확산을 위해 남침했던 것”이라며 “대한민국과 UN을 중심으로 한 자유민주주의 세력이 그것을 막아낸, 실질적으로 우리 생명과 자유를 지켜낸 승리한 전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당시 우리 대한민국의 자유와 생명을 지킨 고귀한 희생을 잊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드리기 위해서 오늘 이곳에 방문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남북 직통 연락선이 복원된 것과 관련 “이러한 조치가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면서도 “이번 (연락망 재개) 합의가 1회용으로 그쳐서는 안 되며, 지속성이 보장될 때 의미가 있다. 이번 일을 가지고 마치 한반도 평화가 눈앞에 다가온 양 들떠서는 결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 같은 남북 관계 이슈가 국내정치적 목적을 위한 1회성 쇼에 그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남북 연락사무소가 처참하게 폭파되는 장면을 우리 다 같이 봤다. 서해에서 우리 공무원이 북한군의 총격에 사살되고 시신마저 불태워지는 상황에 대해서, 우리 정부는 제대로 된 항의조차 하지 않았다”며 “과연 우리 정부가 진정으로 대한민국의 자유와 생명과 평화를 지킬 의지가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저는 실력과 의지로 대한민국의 평화가 지켜지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직격 비판하다 전격 회동 제안... 윤석열 길들이기?
최 전 원장은 28일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전 총장에게 ‘공개 회동’을 제안했다. 그는 “저는 윤석열 전 총장을 정권교체의 도정에서 함께 해야 할 동지로 인식하고 있다. 또 공직 생활을 하다 이제 막 기성 정치에 뛰어든 사람으로서, 기성 정치권의 변화와 혁신에 함께 긍정적 역할을 해야 할 정치 파트너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윤석열 전 총장과 만나 현재의 시국 상황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하고, 당원과 국민을 안심시켜 드리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우리 두 사람이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국민들 앞에 마땅히 갖춰야 할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회동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윤석열 전 총장님의 긍정적인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이날의 ‘협력 모색’과 달리 전날에는 ‘공세 모드’였다. 최 전 원장 측은 국민의힘 인사들의 윤 전 총장 캠프 대거 합류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영우 전 의원은 지난 27일 ‘TBS 라디오 –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입당을 먼저 하고 캠프 조직도에 이름이 올라가는 게 순서인데 욕심이 과한 것 같다”며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과 철학을 같이 한다는 말을 한 지 벌써 한 달도 훨씬 넘었다. 그런데도 입당도 안 하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도의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與 선두주자 이재명 추격하는 野 후발주자 최재형
야권의 후발주자인 최 전 원장은 최근 활발한 대권 행보를 통해 여권의 선두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쿠키뉴스’가 여론조사 업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선 후보 양자 대결에서 이재명 지사는 38.8%, 최 전 원장은 30.9%의 지지율을 얻었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작위 RDD 방식(유선 전화면접 20.5%, 무선 ARS 79.5%)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7.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