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리더십을 언급했다. 송 대표는 지난 29일 오후 부산항만공사 신항사업소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가덕도 신공항 특위 1차 회의’ 인사말에서 가덕도 신공항 추진의 명분을 강조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포항제철 건설과 이 회장의 반도체 개발 리더십을 거론했다. 진보진영을 표방하는 여권의 수장(首長)이 보수진영의 상징적 인물로 꼽히는 이른바 ‘근대화·산업화 주역’들을 호평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송 대표는 현 정권의 강성 지지자들에게 ‘전략적 우(右)클릭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취임 직후부터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극단적 지지자를 칭하는 ‘대깨문’의 행태를 비판하는 등 여권의 강성 세력과 거리를 둬왔기 때문이다. 이날 송 대표의 이른바 ‘박정희·이건희’ 띄우기 발언 또한, ‘여권 지지 성향’으로 보이는 네티즌들에게 비판을 받았다. 해당 뉴스를 게시한 포털사이트에는 ‘당 대표 된 것도 수상하더니 매일 헛소리다’ ‘국힘당에 있어야 할 사람이 왜 당 대표인가’ ‘진짜 꼴 보기 싫다’는 등의 비난 댓글이 달렸다.
송 대표는 인사말에서 “가덕도 신공항이 여러 가지 우여곡절 끝에 국회 특별법을 통과해서 드디어 추진되게 되었다. 여러 가지로 감개무량하다”면서 박 전 대통령과 이 회장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포항제철을 만들 때 모두가 반대했다. ‘이 농업 국가, 후진 국가에서 무슨 철 수요가 많다고 포철을 만드느냐, 수요가 안 된다’고 했다”며 “사실 미국, 일본, 야당 등 모든 분들이 반대했는데, 박정희 정권 때 이것을 추진했다. 포항제철이 만들어져 우리나라가 ‘산업의 쌀’이라고 하는 철을 공급함으로써, 농업사회가 공업사회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또 “이건희 회장이 반도체 공장을 만들 때도 다 반대했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의 강력한 추진력으로 반도체가 만들어졌다”며 “네덜란드에서 웨이퍼를 식각하는 초 EUV 식각기계 2년 치를 선점, 과감하게 구입한 것이 지금 반도체 초격차 시대를 견인하는 결정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송 대표는 “(이처럼) 가덕도 신공항은 여객만의 문제가 아니라 부울경(부산·울산·경남) 경제를 첨단산업으로 바꾸는 항공화물의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가덕도 신공항은 수도권 중심 대한민국의 균형발전을 위해서 부울경 메가시티의 핵심 인프라로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