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형 전 감사원장. 사진=조선일보DB

야권의 대선주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5일 고향인 경남 진해를 방문하며 느낀 소회를 그날 밤 페이스북에 적었다. 

최 전 원장은 "출마 선언을 하고, 첫 방문지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경남을 찾았다. 먼저 고향 분들에게 인사부터 드리는 게 도리라 생각했다"며 "고향에서 맞는 첫날 밤, 여러 일정을 소화하고 이제 숙소에 들어왔다. 숨 가쁘게 달려온 한 달 여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나는 왜 정치를 하려고 하는가, 나는 왜 대통령 선거에 나서려 했던가"라고 자문하면서 "저는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군인의 아들로 태어나 세간의 사람들이 말하는 좋은 학교 나오고, 판사로서, 또 감사원장으로서 많은 것을 누려왔다. 고도 성장기를 살아왔던 저희 세대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사회로 나와선 성장의 풍요로움도 누렸다"고 말했다. 이어 "힘은 들었지만,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면 취업하기도 쉬웠고, 승진도 했다. 땀 흘려 일하고 저축하면 내 집도 마련할 수 있었고, 단란한 가정도 꾸려 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최 전 원장은 "그런데 이런 혜택을 누린 우리 세대가 과연 우리의 다음 세대를 위해 그만큼의 책임을 다했느냐는 물음 앞에서 저는 자신 있게 답을 할 수가 없다"며 "오늘의 주역인 젊은이들에게 내일의 희망이 없는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나라를 지키고, 이 나라가 여기에 오기까지 수고하신 어르신들을 우리가 과연 제대로 대접해드리고 있느냐는 물음에도 고개가 떨궈진다"고 고백했다. 

최 전 원장은 "자식들을 위해 죽어라 일만 해야 했던 많은 어르신들의 삶이 너무나 힘들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정치의 바깥에 있었지만, 기성 정치와 정권을 욕하진 않겠다. 이것은 결국 우리 세대의 책임이고, 저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미안하고 죄송하다. 그분들에게 빚진 마음뿐"이라며 "실의와 절망에 빠져 있는 젊은이들이 예전의 저희 세대처럼 다시 마음껏 꿈과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나라, 고생하신 어르신들이 제대로 대접받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 늦었지만 바로 저희 세대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밝혔다. 

최 전 원장은 "위대한 기적의 역사를 써온 위대한 우리 국민이 다시 힘을 내 '함께' 이루어내야 할 우리의 과업"이라며 "그 일에 제가 앞장서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