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일보DB

여권의 대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김두관 후보가 같은 당 이낙연 후보에게 “조국 사태는 윤석열과 이낙연의 합작품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맹공(猛攻)을 퍼붓자, 이 후보가 “선을 넘지 말라”고 받아치면서 후보 간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김 후보는 10일 페이스북에 쓴 ‘이낙연 후보는 누구 편입니까?’라는 제하의 글에서 “이낙연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탁으로 국무총리를 하고 이를 기반으로 대선후보 입지를 굳히고, 당 대표까지 지냈다”며 “(그러나) 이낙연 후보는 문 대통령의 기대를 저버렸다. 국정 개혁을 외친 촛불 시민이 만든 개혁 정부의 총리로서 그 어떤 개혁 성과도 없다”고 비난했다.

김 후보는 “부동산, 양극화, 일자리, 검찰 개혁, 언론 개혁, 제대로 한 것이 없다. 총리 시절 뭘 했냐고 물으면 고작 ‘조류 독감 잡았다’는 것과 ‘부동산 책임을 회피할 생각이 없다’고 둘러댈 뿐”이라며 “대통령은 검찰 개혁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고 조국 전 장관에게 검찰 개혁을 맡겼다. 그런데 조국 전 장관은 지명되자마자 대통령이 되고 싶었던 윤석열에게 멸문지화(滅門之禍)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총리라면 조국 장관을 지키는 데 앞장서야 했다. 그런데 본인이 고백했듯 조국 장관 임명을 반대했으며, 조국 저격수 최성해와 연락한 증거도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며 “혹여 조국 사태의 본질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윤석열과 이낙연의 합작품’이 아닌가 의심까지 들 정도”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두 얼굴을 가진 이낙연 후보의 아수라 백작 행보는 지금도 변함이 없었다. 이 후보는 8일 경주에 가서 탈원전 정책에 대해 ‘기후 위기 시대에 탄소 중립으로의 전환은 미래를 위해 불가피하다’면서 ‘그럼에도 정책은 누구도 피해를 입거나 소외되지 않도록 정의로운 방식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며 “뭐가 문제냐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낙연 후보는 자신이 책임지지 않기 위해, 같은 말도 수십 번 돌려서 하는 분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이 말을 번역기에 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탈원전으로 경북이 피해를 입으면 안 된다. 지금 방식은 정의롭지 못하다’라고 번역한다. 제 번역이 틀렸나”라며 “왜 탈원전이 정의롭지 못하다는 말인지, 이번에는 빙빙 돌리지 말고 간단명료하게 답변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낙연 후보 측은 같은 날 오영훈 수석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강력 반발했다. 오 수석대변인은 “김두관 후보가 이낙연 후보를 아수라 백작에 비유하며 비난했다. 치열한 경선 중에도 분명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있다”며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가 검찰 개혁을 반대하고, 검찰총장과 합심해 법무부 장관을 공격했다는 김 의원의 주장이 상식적으로 말이나 되는가. 공수처법, 국정원법, 자치경찰제법 등 권력기관 개혁 입법을 주도했던 사람은 다름 아닌 이 후보”라고 받아쳤다.

오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가 (탈원전 정책과 관련해) 말한 취지는 에너지 전환의 당면한 요구가 정의로운 전환이며, 석탄 화력 등의 종사자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노동자 재교육 등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김 후보 오독으로 이 후보가 탈원전 의지가 없다고 한다면, 대체 어떤 후보가 김 후보 입맛에 맞출 수 있겠나”라고 했다. 이어 “누가 최종 후보가 되건 함께 뛰어야 할 동지들이다. 부디 금도를 넘지 말아 주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