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김여정이 지난 10일 한미연합훈련 비난 담화를 발표한 가운데, 정작 북한 간부·주민들은 자기네 정권의 대미(對美)·대남(對南) 엄포 발언을 비웃으며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간부 소식통은 “김여정의 (대미, 대남 비난성) 담화 내용에 공감하는 주민들은 찾아보기 어렵다”며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빌미를 제공한 장본인은 미국이 아닌 조선 당국이라는 사실을 대부분의 주민들은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김여정은 (담화에서)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며 그 어떤 군사적 행동에도 신속히 대응 가능한 국가방위력과 강력한 선제 타격 능력을 보다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며 “(이는) 조선 인민군대의 현실을 모르거나 알면서도 터무니없이 큰소리를 치는 철부지의 넋두리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이어 “(지난) 6월 말부터 하계훈련에 들어간 인민군 병사들에게 먹일 게 없어 옥수수밥이나 겨우 먹이고, 연유가 부족해 훈련다운 훈련도 못 하는데, 어떻게 미국과 남조선 군대를 상대하겠다는 거냐”고 현지 민심을 전했다.
양강도 혜산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같은 날 해당 매체에 “오늘 혜산시에서는 김여정의 담화 내용을 두고 주민들이 곳곳에서 웅성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까운 사람끼리 두세 명씩 모여서 남조선과 미국의 군사훈련이 시작된 데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상당수 주민들은 ‘우리 인민군대는 1기훈련(동계훈련) 2기훈련(하계훈련)을 포함해 전쟁 연습을 한 해에도 몇 차례나 하면서 남조선과 미국의 연합훈련을 비난할 명분이 무엇이냐’면서 담화 내용을 조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각종 건설 현장과 수해 복구 사업에 투입되어 지칠 대로 지친 인민군대로 어떻게 미국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비난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